비트코인(BTC)이 올 들어 80% 가량 반등하는 등 강세를 보이면서 가상자산 겨울(크립토 윈터)이 끝났다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콘텐츠가 결합된 디지털 자산으로 주목받았던 대체불가능토큰(NFT) 시장은 끝 모를 침체기를 겪고 있다.
블록체인 데이터 분석 플랫폼 듄 애널리틱스 대시보드에 따르면 4월 중순 이후 전체 NFT 마켓플레이스의 일일 거래량은 약 71% 감소했다. 오픈씨(Opensea), 블러(Blur), 룩스레어(LooksRare)를 포함한 상위 NFT 마켓플레이스 사용자 수 또한 2021년 7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하는 등 신저점을 갱신 중이다. 블루칩 NFT 바닥가 폭락…"블러 에어드랍 정책 영향" 의견도NFT 시장의 침체는 사실상 NFT 생태계를 주도하던 블루칩 프로젝트들의 시장 가치가 급감하면서 더욱 악화했다.
실제 NFT 데이터 플랫폼 NFT고(NFTGo)가 지난 3월 31일 발간한 '1분기 NFT 시장 총정리' 보고서에 따르면 블루칩 NFT들의 시장 가치를 나타내는 '블루칩 지수(Blue chip Index)'는 3월 말 8189로 신저점을 기록했다.
리서치는 "전반적으로 NFT 시장이 장기간 약세장을 겪고 있다"라며 "이는 투자자와 구매자의 관심과 유동성이 감소했음을 반영한다"라고 해석했다.
NFT 데이터 제공업체 NFT 프라이스 플로어에 따르면 시가총액 기준 1위 NFT 프로젝트인 보어드에이프요트클럽(BAYC)의 바닥가는 5월 2일 현재 49.76 이더리움(ETH)으로 약 9만3000달러 상당이다. 이는 지난해 11월 이후 최저가다.
유명 프로젝트인 크립토펑크 컬렉션의 가격도 같은 기간 54.9 ETH(약 10만달러)로 하락해 3월과 비교해 30% 이상 폭락했다.
일각에서는 이 같은 NFT 시장 침체의 원인으로 세계 최대 NFT 마켓플레이스 오픈씨의 대항마로 떠오른 블러의 운영 정책을 꼽고 있다.
블러의 에어드랍 정책으로 고가의 블루칩 NFT를 대량으로 홀딩하던 '고래'들이 장기 보유하고 있던 NFT를 매도하는 '덤핑' 현상이 일어났고, 이것이 곧 NFT 가격 전반의 하락으로 이어졌다는 설명이다.
더불어 블러의 제로 로열티(거래 수수료 면제) 정책이 장기적으로는 NFT 시장의 가장 큰 가치인 크리에이터 경제를 망치게 될 것이라는 점에서 지속 가능성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이더리움外 대체 블록체인 기반 프로젝트 일부 성장세한편 이더리움 기반 NFT 프로젝트들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가운데, 비트코인(BTC), 카르다노(ADA), 폴리곤(MATIC), 솔라나(SOL) 등 일부 대체 블록체인 기반 프로젝트들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26일(현지시간) 듄애널리틱스에 따르면 비트코인 네트워크 기반 NFT 프로토콜 오디널스의 전날 거래량은 15만개를 돌파해 역대 두 번째로 많은 일일 거래량을 기록했다. 오디널스는 앞서 지난 23일 일일 거래량이 19만개를 넘어서면서 역대 최고 거래량을 달성한 바 있다.
또한 NFT 데이터 제공업체 크립토슬램(CryptoSlam)에 따르면 카르다노 기반 NFT의 매출은 지난달 25일 하루새 86% 증가했다. 이는 18만5000 ADA(약 7만 달러) 이상의 거래량을 기록한 구피 고퍼(Goofy Gopers), 스페이스버즈(Spacebudz) 프로젝트가 이끌었다는 분석이다.
폴리곤 기반 NFT도 판매량이 증가했다. 최근 솔라나에서 폴리곤으로 이전한 NFT 컬렉션 유츠(Y00ts)가 오픈씨와 매직에덴에서 흐름을 주도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솔라나 기반 NFT 판매량도 지난 일주일 동안 약 129% 증가했다. 이는 솔라나 기반 프로젝트 매드 레드(Mad Lads)의 출시가 인기를 얻고 있는 영향으로 풀이된다. "알트코인 상승 때 NFT 다시 주목받을 것"그렇다면 NFT 시장의 봄은 언제쯤 찾아올까.
업계 관계자이자 다수 NFT 홀더인 A씨는 "과거 시장 흐름을 보면 비트코인, 이더리움이 먼저 오른 후에 알트코인, NFT가 이어서 상승하는 흐름을 보여 왔다"라며 "이번에도 알트코인이 상승세를 보일 때 유망한 NFT들도 함께 주목받는 시점이 올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어 "과거에는 독특한 컨셉의 영상이나 일러스트 또는 마케팅 스킬로 시장의 주목을 받는 경우가 많았다면 최근에는 현실적인 혜택을 제공하는 프로젝트들이 좋은 성과를 거두고 있다"며 "앞으로도 멤버십 성격의 커뮤니티 친화적인 모델을 내놓는 NFT 프로젝트들이 시장에서 안정적으로 자리를 잡을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이자 블루칩 NFT 홀더인 B씨는 "각광받았던 블루칩이 말도 안 되는 가격으로 거래되고 있다. 2022년 불장 이후 이번 달이 최저 거래량을 보이고 있는 게 사실"이라며 "전체적으로 커뮤니티 분위기도 다운된 것 같다"고 평했다.
그러면서 "이번에 뉴욕에서 열린 'NFT NYC'도 작년에는 화제가 많이 됐는데 올해는 큰 뉴스가 없었다"라며 "NFT 분야가 다시 관심을 받으려면 전에 없던 새로운 패러다임이 NFT 시장에서 생겨나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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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효림 블루밍비트 기자 flgd7142@bloomingbit.i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