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바이오사이언스가 백신·바이오 분야의 글로벌 선두주자로 도약하기 위해 5년 간 2조4000억원을 투자키로 했다. 연구개발(R&D) 영역에 1조2000억원을 투입하는 등 대규모 투자를 통해 혁신적 성장을 이룬다는 계획이다.
안재용 SK바이오사이언스 사장은 28일 기자간담회에서 "지금부터 5년이 SK바이오사이언스의 미래를 좌우할 적극적 투자의 시기"라며 "신속하고 체계적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지난해 첫 국산 코로나19 백신인 '스카이코비원' 개발에 성공했다. 최근에는 국내외 기업들과 계약해 메신저리보핵산(mRNA) 백신 개발을 위한 기술을 확보하고, 차세대 백신 플랫폼으로 영역을 확장하기 위한 준비를 마쳤다고 했다. 또 백신 기반(인프라)이 미흡한 해외 국가에 R&D 및 생산 기반을 구축하는 '글로컬라이제이션' 사업과 글로벌 기업의 신규 백신을 위탁생산(CMO)하는 사업의 계약도 임박했다고 전했다.
이번에 결정한 투자 규모는 지난 5년(2018~2022년)의 약 5배에 달한다. 안 사장은 세부 분야로 해외사업 확대, 백신사업 강화, 신규 플랫폼 확보, 엔데믹 대응 포트폴리오 및 인프라 확장 등을 제시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해외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고자 지역 확장 및 위탁개발생산(CDMO) 사업 확대에 나선다. 중장기 성장 전략은 글로컬라이제이션 프로젝트다. 회사는 백신 기술을 해외 정부 및 협력사에 이전해 각 지역의 요구에 맞는 생산 인프라를 구축할 계획이다. 현재 중동 아프리카 동남아시아 라틴아메리카 등의 국가에서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고 했다. 연내 2곳 이상에서 계약이 체결될 것으로 보고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글로컬라이제이션 프로젝트를 통해 글로벌 공급망을 확보하는 한편, 자체 개발한 백신의 새로운 판로를 개척할 방침이다.
각종 감염병 백신에 대한 CDMO 사업 확장에도 나선다. 현재 다수의 기업들과 계약 조건을 확인 중이며, 빠르면 상반기에 글로벌 제약사와의 계약을 예상하고 있다. 중장기적으로 기존 백신 플랫폼뿐 아니라 mRNA, 세포유전자치료제(CGT) 등 신규 플랫폼에 대한 CDMO 사업도 추진해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내년 자체 백신 매출 2200억원 목표SK바이오사이언스는 해외 개척을 통해 지난해 440억원 수준이었던 자체 개발 백신의 매출을 내년 2200억원 수준까지 끌어올린다는 목표다. 세계 최초 4가 세포배양 독감 백신인 '스카이셀플루'는 11개국에서 허가받았으며, 12개국에서 허가를 심상 중이다. 세계 두 번째 대상포진 백신인 '스카이조스터', 수두 백신 '스카이바리셀라' 등의 해외 허가를 확대할 계획이다.
차세대 폐렴구균 백신, 인유두종바이러스(HIV) 백신, 재조합 대상포진 백신, 범용 코로나 백신,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RSV) 백신 등의 개발에도 박차를 가한다. 이들은 성공적으로 개발되면 연간 수천억원에서 수조원 단위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속 성장의 기반이 될 mRNA 등의 신규 플랫폼 확보를 위해 인수합병(M&A) 등도 적극 추진키로 했다.
기존 감염병과 더불어 새로운 감염병에 대응하기 위한 내실 강화에도 나선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스카이코비원의 코로나19 신종 변이 바이러스에 대한 예방 효과를 확인 중이다. 빠르면 상반기에 변이 예방에 대한 데이터를 확보할 계획이다. 연내 영국과 세계보건기구(WHO)의 허가 등도 완료한다는 목표다.
인프라 고도화도 본격화하기로 했다. '송도 글로벌 R&PD센터'가 이달 착공해 2025년 완공될 예정이다. R&PD센터는 연구부터 상업 생산까지 아우르는 최첨단 시설이라고 했다. 또 안동에 위치한 백신 생산시설 '안동L하우스'에 미국과 유럽 인증 수준의 시설을 확보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SK바이오사이언스는 적절한 기업가치를 평가받고자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한민수 기자 hm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