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개 종목 주가 폭락 사태’가 주식시장을 강타하고 있는 가운데, 주가 조작 세력으로 의심을 받는 H사가 주가 폭락을 사전에 인지했던 정황이 밝혀졌다. 이들은 해당 사태가 발생하기 전부터 일부 투자자들에게 추가 매수를 유도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사태로 인한 추가적인 피해가 우려된다.
H사의 권유로 8개 종목에 투자를 해 온 의사 A씨는 27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H사가 이번 주가 폭락 사태가 벌어지기 전 8개 종목 중 일부 종목을 추가 매수할 것을 권유했다"고 말했다. A씨는 “폭락 사태가 발생하기 전 주말 H사 내부 직원으로부터 월요일(24일)에 일부 종목이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는 연락을 받았다”며 ”해당 종목을 저점 매수하라고 조언했다“고 설명했다.
H사가 다올투자증권, 서울가스, 삼천리 등 하한가로 직행한 종목들의 주가를 방어하기 위해 일부 투자자들에게 추가 매수를 권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나온다. 끝내 이들 종목은 소시에테제네랄(SG) 증권발 반대매매 속에 연일 하한가를 기록한 바 있다.
A씨는 수도권에서 병원을 운영하는 의사로, 지난해 H사를 통해 약 3억원 상당의 금액을 투자했다. A씨는 전문투자자들이 사용하는 CFD가 아니라 일반 증권 계좌를 통해 돈을 맡겼다. H사의 권유에 따라 현금을 담보로 맡긴 뒤 신용융자를 최대한도로 늘려서 투자했다는 설명이다.
실제 이들 주가 조작 세력이 주가 변동을 미리 인지하고 있었던 정황이 포착됐다. H사의 L회장 등은 이번 주가 조작을 고발한 내부 관계자가 자신이 보유하고 있는 주식 물량을 먼저 매도한 것을 알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L회장은 주말 동안 대응책을 고민하는 등 투자금액이 큰 일부 종목의 추가 하락을 막을 방법 등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형민 기자 mhm9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