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의 90%가 효과"…사람 대변으로 만든 알약 나온다

입력 2023-04-27 14:44
수정 2023-05-11 00:31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인간 배설물에서 추출한 성분을 사용한 알약을 처음으로 승인했다.

26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FDA는 미 바이오기업 세레스가 개발한 장내 미생물 경구 치료제 보우스트를 승인했다. 세레스는 글로벌 식품 대기업 네슬레와 백신 제조업체 모더나가 합작으로 세운 바이오테크 인큐베이터의 지원을 받는 회사다.

보우스트는 사람의 대변을 에탄올로 처리해 만들어진다. 인간에게 치명적인 장내 감염증인 클로스트리디움 디피실(C.디피실)의 재발 가능성을 줄여주는 효과가 입증됐다. C.디피실은 항생제 내성이 있는 슈퍼박테리아다. 매년 미국에서 이 감염증으로 사망까지 이르는 환자가 약 3만명에 달한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C.디피실 환자 6명 중 1명은 8주 이내에 다시 감염된다. FT는 "C.디피실은 미국 의료 시스템에 48억 달러(약 6조4348억원) 이상의 비용을 초래하고 있다"고 전했다.

보우스트는 환자의 장 안에 살아있는 박테리아의 균형을 회복시켜 면역체계 강화하고 감염을 예방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새로운 종류의 치료제다. 후기 임상시험에서 C.디피실 재발 감소 효과를 입증했는데, 투약 8주 후 환자의 90% 가까이가 재감염을 겪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코웬의 조셉 토메 애널리스트는 "세레스가 보우스트로 인해 미국에서 연간 최대 8억5000만달러의 매출을 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