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 前 부총재 "한국이 美·中 갈등 중재자로 나서야"

입력 2023-04-26 18:01
수정 2023-04-27 02:45
앤 크루거 전 세계은행·국제통화기금 부총재는 26일 “세계적으로 보호무역주의가 확산하면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경험한 것보다 훨씬 더 거대한 세계 경제 침체를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날 서울 삼성동 그랜드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열린 ‘세계경제연구원 창립 30주년 특별 국제콘퍼런스’ 화상 연설에서다.

크루거 전 부총재는 “국제 경제가 보호주의에서 개방과 자유화로 다시 돌아가야 한다”며 “한국과 같이 위기 속에서도 자국 보호를 위한 폐쇄정책을 최소화한 국가들이 두각을 나타낼 것”이라고 말했다.

국제 경제 분야 석학인 프레드 버그스텐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 명예소장도 화상 연설에서 “미국과 중국의 패권 경쟁이 지속되면 1·2차 세계대전 사이 있었던 재앙적인 시기와 같은 막대한 피해를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미·중이 안보와 인권 등 가치에서는 의견이 다르더라도 경제 문제에서는 협력해야 한다”며 ‘기능적 디커플링(탈동조화)’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한국에 대해선 “미국과 중국의 중간에 있는 형국”이라며 적극적 중재자로서 기능적 디커플링을 추진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미국과 중국이 함께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에 참여하고 우방국들이 중재하는 형태를 제안했다. CPTPP는 미국이 빠진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으로, 일본이 주도하고 있고 중국도 가입에 관심을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허동수 GS칼텍스 명예회장은 환영사에서 “미·중을 중심으로 경제 블록화가 심화해 에너지 자원 생산과 공급망 안정이 세계 경제의 중요한 과제로 부각되고 있다”며 “에너지 저소비-고효율 구조로의 전환이 필수적이며 정부와 기업, 국민이 근본적인 에너지 효율 혁신과 절약문화 정착을 위해 힘을 모아야 한다”고 했다.

강진규/김형규 기자 jos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