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을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은 25일(현지시간) 워싱턴DC 인근에 있는 미국 항공우주국(NASA) 고다드 우주비행센터를 방문해 “양국의 우주 협력이 명실상부한 우주동맹으로 한 단계 도약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과 공동 기자회견서 “가치동맹인 한미동맹의 영역이 지구를 넘어 우주로 확대되고 앞으로 새로운 한미동맹 70년의 중심에 우주동맹이 있기를 기대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고다드 우주비행센터는 1959년 설립된 미국 최초의 우주센터다. 이날 방문은 미국 우주위원회 위원장을 겸하고 있는 해리스 부통령이 직접 안내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우주를 향한 인류의 진전에서 한국과 한 팀이 된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며 “미래에 아르테미스 프로그램(미국 주도의 유인 달탐사 계획)의 협력을 확대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1969년 7월 20일, 아폴로 11호가 달에 착륙해 닐 암스트롱과 버즈 올드린이 달 표면을 밟은 순간을 지금도 생생하게 기억한다”며 “아르테미스 프로그램이 성공적으로 시작돼 기쁘다”고 화답했다.
이어 한국에서 ‘한국판 NASA’인 우주항공청(KASA) 설립이 추진 중임을 설명하며 “KASA 설립에도 NASA의 적극적인 조언과 직접적인 인력 교류가 있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양국은 ‘우주탐사와 우주과학에서의 협력에 대한 공동성명서’를 체결하고 달탐사와 위성항법시스템, 우주탐사 등 분야에서 공동과제를 발굴하기로 했다.
한국은 미국이 주도해 달 궤도에 건설 중인 우주정거장 ‘게이트웨이’를 포함한 달에서의 과학기술 연구에 참여할 계획이다. NASA는 우주 통신 및 항법 연구를 위해 경기 여주에 있는 심(深)우주 안테나를 활용할 수 있게 해 달라고 한국 측에 요청했다.
윤 대통령은 해리스 부통령과 차세대 우주망원경인 로만 망원경과 기후위기 대응을 위해 개발하고 있는 기상관측위성 제작 현장을 둘러봤다. 이후 NASA에 근무 중인 한인 과학자 20여명과 간담회를 가졌다.
윤 대통령은 “존 F. 케네디 대통령의 ‘문샷(유인 달 탐사 프로젝트)’ 정책은 학생과 과학자들의 도전, 혁신 정신을 불러일으켰다”며 “KASA가 만들어지고 우리의 우주경제가 활짝 열리면 여기 계신 분들도 많은 관심을 가져달라”고 당부했다.
오형주/워싱턴=도병욱 기자 oh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