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친구와 여행 중 한파 속 한 호수 둘레길에 신생아를 유기한 20대 엄마에게 살인미수죄가 적용됐다.
26일 인천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부(구미옥 부장검사)는 살인미수 혐의로 A씨(23)를 구속기소 했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 1월 20일 강원도 고성군 죽왕면 인정리 송지호 호수 둘레길에 태어난 지 3일 된 남자 갓난아기를 유기한 혐의를 받는다.
당시 아기는 "둘레길을 걷고 있는데 아기 울음소리가 들린다"는 행인의 신고를 받은 경찰과 소방 당국에 의해 구조됐다.
이후 경찰은 현장 인근 폐쇄회로(CC)TV 등을 토대로 아이를 유기한 용의자를 추적했고, 이튿날 경기 안산시에 있는 한 주택에서 A씨를 붙잡았다.
경찰 조사 결과, A씨는 남자친구 B씨와 강원도 강릉에 놀러 갔다가 인근 병원에서 아이를 출산하고 둘레길에 유기한 것으로 확인됐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전 남자친구 사이에서 낳은 아이를 키울 마음이 없어 그랬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당초 A씨에 대해 영아유기 혐의를 적용했으나, 영하의 날씨로 해당 신생아가 위급한 상황에 이를 수 있었다는 판단에서 영아 살해미수로 혐의를 변경했다.
검찰은 보완 수사를 거쳐 A씨를 구속했다. 이후 우발적으로 저지른 범행이 아니라고 판단, 영아 살해미수보다 형량이 높은 일반 살인미수 혐의를 적용했다.
A씨와 여행을 함께한 B씨의 휴대폰 포렌식을 하는 등 공범 여부도 수사했으나, 특별한 혐의점이 없는 것으로 파악했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한편 당시 버려진 신생아는 현재 복지시설에서 지내고 있다. 담당 지방자치단체장 권한으로 출생신고와 가족관계 등록을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김세린 한경닷컴 기자 celin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