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루이비통, 세빛섬 통째로 빌렸다…'역대급 패션쇼' 이목 집중

입력 2023-04-26 15:41
수정 2023-04-26 16:57

프랑스 럭셔리 브랜드인 루이비통이 서울 한강 반포지구 인공섬인 세빛섬을 통째로 빌렸다. 오는 29일 서울 잠수교에서 패션쇼를 열면서 1600명에 달하는 글로벌 패션·문화·예술 관계자들을 초청, 연회 등을 위한 장소로 활용하기 위해서다.

한강에서 펼쳐지는 루이비통의 패션쇼는 전세계 생중계 될 예정으로, 유례없는 도시 마케팅 효과를 거둘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600명 글로벌 셀럽, 한강에 집결2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루이비통은 오는 29일 세빛섬에서 패션쇼 전후로 리셉션과 에프터파티 등을 진행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루이비통은 효성티앤씨, 무드서울 등 세빛섬(가빛섬·채빛섬·솔빛섬) 운영사들과 이번 주말 장소 전체를 빌리는 렌탈 계약을 각각 맺은 것으로 확인됐다.

총 면적 9995㎡로 축구장 면적의 1.4배에 달하는 세빛섬 전체를 빌리는 사례는 2014년 개장 이후 처음이다. 루이비통은 수 억원의 대여료를 지불할 것으로 알려졌다.


루이비통이 빌린 세빛섬에는 '글로벌 셀럽'들이 집결한다. 피에트로 베카리 루이비통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와 니콜라 제스키에르 루이비통 여성복 디렉터를 비롯해 국내외 유명 인사들이 참석할 예정이다. 루이비통의 글로벌 엠버서더인 배우 겸 모델 정호연 씨와 제스키에르 디렉터와 친밀한 관계인 배우 배두나 씨 등 연예계 인사들도 대거 참여할 것으로 관측된다.

패션쇼 런웨이는 오후 8시께부터 한강 잠수교에서 펼쳐진다. 패션쇼 피날레는 반포대교 달빛무지개 분수쇼와 함께 장관을 이룰 것으로 전망된다. 세빛섬 옆에 위치한 수상 미디어 아트 공간 예빛에는 대형LED를 통해 잠수교 런웨이를 실시간 송출한다. 루이비통 SNS를 통해서도 생중계 된다. 패션쇼 기획은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 게임'의 황동혁 감독이 자문했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패션쇼와 관련된 모든 사항은 기밀에 붙여지고 있다"며 "루이비통에서 역대급 패션쇼를 준비하고 있다는 얘기가 파다하다"고 전했다. ○"서울, 전세계 주목하는 문화 허브" 이번 루이비통의 패션쇼는 여러가지 측면에서 전세계의 이목을 끌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우선, 정규 가을·겨울 시즌 이전에 선보이는 루이비통의 사상 첫 프리폴(Pre-fall) 패션쇼다. 이전에는 '룩북(사진 모음집)'을 통해서만 프리폴 컬렉션을 선보였다.

파리, 뉴욕, 런던 등 패션의 본고장이 아닌 제 3국에서 새로운 디자인이 공개된다는 점도 이례적이란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서울, 그것도 한강 잠수교 다리 위에서 루이비통이 프리폴 패션쇼를 연다고 했을 때 깜짝 놀랐다"며 "한국의 위상이 달라졌음을 체감하는 역사적 사건"이라고 평가했다.

루이비통은 서울시에 먼저 한강 잠수교에서 패션쇼를 하고 싶다며 제안을 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루이비통이 사상 첫 프리폴 패션쇼 장소로 서울을 선택한 것은 단순히 한국이 세계 7위의 럭셔리 브랜드 소비 시장이어서만은 아니라는 분석이 나온다.

베카리 루이비통 CEO는 지난 19일 패션쇼 개최 보도자료에서 "서울은 전 세계가 주목하는 문화 허브이며 다음(next)을 제시하는 글로벌 도시"라고 표현했다.

최근 여행수지 적자를 줄이는데 사활을 걸고 있는 정부는 이번 기회가 한국과 한강을 전 세계에 홍보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서울시, 경찰 등은 루이비통 행사와 관련 교통 통제와 한강시설 사용 승인 등을 적극 협조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번 행사로 잠수교는 29일 0시부터 자정까지 24시간 차량 진입이 금지되고 행사 장소 일부 지역의 도보 통행도 제한된다. 다만, 세빛섬 내 편의점 GS25는 정상 영업한다.

하수정 기자 agatha7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