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소시에테제네랄(SG) 증권발(發) 주식 폭락 사태 이후 주가조작 의혹이 불거진 가운데, 가수 임창정이 주가조작 의심 일당에 30억원을 맡겼다가 수십억 원에 달하는 손해를 봤다고 주장했다.
25일 JTBC에 따르면 임창정은 최근 주가가 급락한 일부 종목과 관련한 주가조작 의심 일당에 30억원을 맡겼고 이들과 함께 해외 골프장에도 투자금을 댔다가 대부분 날렸다. 그는 "이틀 전에는 20억원이었는데, 현재 1억8900만원 남았다"며 "내일부터는 아마 마이너스 5억원이 찍힐 것"이라고 했다.
임창정은 자신이 설립한 연예기획사 지분 일부를 50억원에 파는 대신 30억원을 이들 일당에 재투자하기로 했고, 이를 위해 자신의 증권사 계정에 15억원, 부인의 계정에 나머지 15억원을 넣었다고 설명했다. 자신과 부인의 신분증을 맡겨 일당이 이들 명의로 대리 투자할 수 있도록 했다.
임창정은 주가조작 의심 일당이 운영하는 방송 채널에 출연한 바 있어 범죄에 가담했다는 의혹이 제기됐으나, 자신 역시 피해자라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그의 투자금 30억원으로 신용매수까지 해 모두 84억원어치에 달하는 주식을 산 것도 몰랐다고 했다. 그는 "저는 30억원을 샀는데, 84억을 산 거였다. 몰랐다"면서 수사에 최대한 협조하겠다고 했다.
이번 주가조작 의혹은 지난 24일 주식시장에서 일부 종목이 명확한 배경 없이 무더기로 급락세를 보이면서 불거졌다. 당시 주식시장에서 다올투자증권, 삼천리, 대성홀딩스, 서울가스, 세방, 하림지주, 선광, 다우데이타의 주가가 전 거래일 대비 가격 제한 폭(-30%)까지 내린 하한가로 마감했다. 서울남부지검은 주가조작 의심 일당 10명을 출국 금지 조치했고, 금융위원회는 본격적인 조사에 나섰다.
이들 종목은 외국계 증권사인 SG증권 계좌에서 대규모 매도 물량이 쏟아졌다는 공통점이 있다. 정확한 급락 원인은 아직 파악 중이지만, 장외파생상품의 일종인 차액결제거래(CFD·contract for difference) 계좌에서 반대매매(융자 상환을 위한 강제 매각) 물량이 쏟아진 데 따른 것이라는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