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리오프닝 효과…'럭셔리 펀드' 빛났다

입력 2023-04-25 17:58
수정 2023-05-03 16:19
올 들어 중국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영향으로 유럽 명품주 주가가 반등하면서 국내 ‘럭셔리 펀드’ 수익률도 함께 오르고 있다. 최근 한·중 관계가 경색돼 국내 리오프닝 수혜주가 조정받고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중국 리오프닝 ‘훈풍’25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NH아문디자산운용의 ‘HANARO 글로벌럭셔리S&P’ 상장지수펀드(ETF)는 연초 이후 전날까지 26.9% 올랐다. 같은 기간 12.8% 오른 코스피지수 상승률을 웃돌았다. ‘HANARO 글로벌럭셔리S&P’는 해외 명품 브랜드를 담은 ETF다. 리치몬트그룹,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 에르메스, 메르세데스벤츠, 케링, 에스티로더 등의 주식을 담고 있다.

명품을 테마로 한 공모형 펀드 수익률도 고공행진이다. IBK자산운용의 ‘IBK럭셔리라이프스타일’과 ‘IBK퇴직연금럭셔리라이프스타일’은 연초 이후 수익률이 각각 18.05%, 17.91%로 집계됐다. 이 펀드도 리치몬트그룹, LVMH 등 해외 명품 브랜드에 전문적으로 투자한다.

명품을 포함한 주요 글로벌 브랜드에 투자하는 펀드도 명품주 덕을 보고 있다. 에셋플러스자산운용 ‘에셋플러스글로벌리치투게더’의 연초 이후 수익률은 17.14%, 삼성자산운용 ‘삼성픽테프리미엄브랜드’는 14.98%, 한국투자신탁운용의 ‘한국투자글로벌브랜드파워’는 12.52%로 조사됐다. 이들 펀드는 LVMH, 에르메스 등 명품주와 테슬라, 마이크로소프트 등 글로벌 기업을 함께 다룬다.

명품주 수요가 늘자 신규 펀드도 생겨났다. 삼성자산운용은 이날 ‘KODEX 유럽명품TOP10 STOXX’ ETF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했다고 밝혔다. 리치몬트, 케링, LVMH 등 주요 유럽 명품 브랜드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불황에 강하고 장기 투자에 적합명품주 펀드의 상승세는 중국 리오프닝 영향으로 분석된다. 올해 들어 중국 내수 소비가 살아나자 명품 수요도 높아졌다. LVMH의 올해 1분기 매출은 210억4000만유로(약 30조6000억원)로 전년 대비 17% 늘었다. 시장 전망치(8%)를 두 배 이상 웃돌았다. ‘깜짝 실적’ 등에 힘입어 지난 24일 LVMH 주가는 유럽 기업 최초로 시가총액 5000억달러를 돌파했다. 올해 들어서만 주가가 29.9% 올랐다. 경쟁사인 에르메스 역시 중국을 비롯한 전 지역에서 매출이 크게 늘면서 1분기 매출이 전년 대비 23% 증가했다. 주가는 올 들어 36.7% 뛰었다.

명품주가 경기 둔화 국면에 강한 모습을 보이는 점도 투자자의 관심을 끌고 있다. 주요 명품주 펀드의 장기 투자 성과도 우수하다. ‘IBK럭셔리라이프스타일’의 3년 수익률은 83.15%, ‘삼성픽테프리미엄브랜드’는 68.6%를 기록했다. 김재임 하나증권 연구원은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 지역의 해외여행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상황 등을 고려하면 앞으로도 주요 명품 기업의 선전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