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전세사기가 사회문제로 부상하고 있는 가운데 수원지법 안산지원 형사2단독(장두봉 부장판사)이 사기 혐의로 구속기소된 최모(43) 씨에 대해 징역 8년을 선고했다. 또 같은 혐의로 기소된 일당 권모.박모 씨 등에게도 각각 징역 6년과 5년을 선고했다.
장 판사는 판결문에서 “이 사건은 서민층과 사회 초년생들로 이뤄진 피해자들의 삶의 기반을 흔든 매우 중대한 범행으로,피해자들의 피해 복구가 이뤄지지 않았고 피고인들에 대한 엄벌을 원하고 있다”고 판시했다.
이어 “피고인들은 오피스텔을 분양받을 당시 별다른 수입이 없어 피해자들에게 보증금을 반환할 의사나 능력이 없었음에도 이들을 속여 보증금을 지급하도록 하고 재산상 이들을 취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장 판사는 “다만 일부 피해자는 보증보험을 통해 보증금을 변제받는 점 앞으로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나 일부도 핗를 복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최씨 등은 2020년 4월부터 2021년 2월까지 오피스텔이나 빌라 등의 임대차보증금 액수가 실질 매매대금을 웃도는 이른바 ‘깡통전세’ 임대차 계약을 체결하는 수법으로 피해자 31명으로부터 70억여원을 편취한 혐의로 기소됐다.
수사과정에서 권씨 명의의 휴대전화 번호가 기재된 임대차계약이 1000건 넘게 확인돼 ‘빌라의 신’이라는 별칭이 얻기도 했다.
징역 8년을 선고 받은 최씨 등은 임차인이 지불한 임대차보증금으로 주택을 매입하는 계약을 동시에 진행하는 수법으로 돈을 들이지 않고 주택 소유권을 취득하는 ‘무자본 갬투자’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재판을 방청한 피해자 4~5명은 검찰의 구형량보다 선고 형량이 중한 것은 다행이라면서도 더 무거운 형벌이 내려져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경찰은 이들에 대한 추가 사기 피해 사실을 파악하는 등 수사를 지속하고 있다. 현재까지 300여명의 전세보증금 600억여원의 피해를 확인했다.
경기남부경찰청 반부폐.경제범죄수사대는 “현재까지 파악된 추가 피해에 대해 단계적으로 검찰에 송치해 더 엄한 처벌이 내려지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수원=윤상연 기자syyoon111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