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이 내년 말 10만달러(약 1억3300만원)에 도달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미국 중앙은행(Fed)의 긴축이 막바지에 이른 데다 실리콘밸리은행(SVB), 크레딧스위스(CS)와 같은 전통 은행의 파산으로 비트코인의 가치가 커졌다는 이유에서다.
25일 로이터에 따르면 제프 켄드릭 스탠다드차타드(SC) 디지털 자산 연구 책임자는 '비트코인 10만 달러 수준으로 가는 길'이란 제목의 보고서에서 "암호화폐 겨울이 마침내 끝났다"며 이렇게 분석했다. 그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긴축 사이클이 막바지에 가까워지면서 위험 자산에 대한 불안정성이 개선되고 있다"며 "전통적인 은행 부문의 파산 등 혼란으로 탈중앙화되고 보증이 필요 없으며 희소성이 있는 디지털 자산인 비트코인의 본래적 가치가 입증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장점을 고려할 때 전체 디지털 자산 시가총액에서 비트코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현재 약 45%에서 향후 몇 달 안에 50~60%대로 올라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날 코인게코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전날 대비 1.3% 하락한 2만7387.26달러에 거래됐다. 원화 마켓에서는 3654만4000원을 기록했다. 비트코인은 지난 11일 10개월 만에 처음으로 3만달러를 돌파한 뒤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가상자산 거래 앱 스완비트코인의 샘 칼라한 애널리스트는 코인데스크에 "최근 비트코인 가격 하락은 지난 몇 달 동안 3만달러를 넘어 폭발적으로 상승한 후 건전한 조정 기간을 지나고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과거에도 비트코인의 상승세가 이어지는 동안 가치가 급등할 것이란 전망이 제기됐다. 씨티은행은 지난 2020년 11월 비트코인이 2022년 말까지 31만8000달러(약 4억원)까지 오를 수 있다고 예상했다. 하지만 지난해 말 비트코인 1만6500달러로 최고점 대비 약 65% 하락했다. 지난해 SC는 올해 비트코인이 당시 시세보다 70% 폭락한 5000달러까지 하락할 수 있다는 정반대 전망을 하기도 했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