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의 방미는 2011년 이명박 대통령 이후 12년 만에 ‘국빈 방문’ 형식으로 이뤄진다. 조 바이든 행정부 출범 후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에 이어 두 번째 미국 국빈 방문이기도 하다. 외교가에서는 미국이 한·미 동맹 70주년을 맞아 한국에 최고 수준의 예우를 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윤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 도착해 국빈이 묵는 영빈관인 블레어하우스에 머물며 공식 일정을 소화할 예정이다. 외국 정상의 미국 방문은 국빈 방문, 공식 방문, 실무 방문, 사적 방문 등으로 분류되는데 이 가운데 국빈 방문은 최고 수준의 예우다. 한국 대통령의 미국 국빈 방문은 모두 여섯 차례 이뤄졌다. 이승만 박정희 노태우 김영삼 김대중 이명박 전 대통령이 각각 한 차례 국빈 자격으로 미국을 방문했다.
국빈 방문 인사에게는 의장대 사열을 비롯해 공식 환영식, 21발의 예포 발사, 국빈 만찬, 고위급 환영·환송식 등이 제공된다. 이뿐만 아니라 백악관 건너편에 있는 블레어하우스에 머물 기회도 주어진다. 국빈 만찬에는 미국 정계·경제계 주요 인사가 참석한다. 이명박 대통령의 국빈 방문 당시에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부인 미셸 오바마 여사가 직접 참기름 등 한국식 식재료를 곁들인 음식을 기획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국빈 방문은 외국 정상의 재임 기간 중 한 번만 이뤄지도록 하는 원칙까지 있다.
홍현익 전 국립외교원장은 “미국 국빈 방문을 원하는 나라가 줄 서 있는 상황에서 윤 대통령이 국빈 방문에 상·하원 연설까지 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며 “미국이 할 수 있는 최고의 예우를 한 것”이라고 말했다.
방미 이튿날인 25일 윤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과 부부 동반으로 6·25전쟁 참전용사 기념비를 참배하고 저녁에는 부부 친교행사를 갖는다. 26일에는 백악관에서 공식 환영행사와 국빈 만찬을 한 뒤 27일 미 부통령 주관 국빈 오찬에 참석한다. 다음날인 28일 윤 대통령은 현직 대통령으로선 처음으로 하버드대에서 강연할 예정이다.
맹진규 기자 mae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