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방미 사절단에 왜 닥터나우가 들어갔죠? 비대면 진료를 하기 위한 전초전으로 닥터나우를 배석시킨 것 아닙니까.”
24일 열린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에서는 비대면 진료 플랫폼인 닥터나우가 사절단과 동행하는 것을 두고 약사 출신 의원들을 중심으로 날 선 질문 공세가 이어졌다. 서영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닥터나우가 바이오·디지털헬스케어와 어떤 관련이 있길래 참여하느냐”고 따졌다. 이에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닥터나우가 단순 약 배송뿐 아니라 (디지털헬스케어 관련) 다른 사업도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방미 기업 추천은 대통령실이나 중소벤처기업부에서 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출국한 윤석열 대통령의 미국 순방길엔 경제사절단으로 대기업 19개사와 중견기업 21개사, 중소기업 64개사 등이 동행했다. 토스, 왓챠, 웨이브라이프스타일테크, 알스퀘어 등 국내 스타트업도 다수 포함됐다. 서 의원은 의문을 제기했지만, 헬스케어 분야 스타트업으로 비대면 진료 업계 1위 닥터나우가 포함된 게 특별히 이상한 일은 아니다.
방미 사절단은 전국경제인연합회에 신청서를 제출한 기업을 대상으로 선정했다. 6개 경제단체 대표와 관련 공공기관,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심의기구가 두 차례 심의를 거쳐 대상 기업을 선별했다. 심의기구 관계자에 따르면 사업 성장성, 대미 교역 및 투자 실적, 글로벌 시장 진출 가능성 등을 고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쯤에서 궁금해지는 건 법률 플랫폼 로톡이다. 벤처업계에선 당초 닥터나우와 함께 로톡도 사절단에 추천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심의 과정에서 ‘두 기업은 쟁점이 있기 때문에 사절단에 포함하면 안 된다’는 의견이 나왔다고 한다. 이에 벤처업계에서 “혁신 기업을 육성해야 한다는 정부의 기조가 확실하다면 상징적으로라도 포함해 국민에게 메시지를 주는 게 맞지 않냐”는 의견을 제시했다는 후문이다. 결국 가까스로 닥터나우는 포함됐지만, 로톡은 빠졌다. 한 관계자는 “닥터나우와 달리 로톡은 내수 기업 성격이 강해 글로벌과 연결 지점이 별로 없다는 평가가 있었다”고 전했다.
로톡이 빠진 배경이 석연치 않다 보니 정부와 대한변호사협회 등에 대한 온갖 음모론까지 업계 안팎에서 나온다. 로톡과 변협 간 갈등 과정에서 헌법재판소와 공정거래위원회 등 한국의 모든 기관이 로톡의 손을 들어준 바 있다. 법무부는 로톡에 참여했다가 변협의 징계를 받은 변호사들의 이의 신청 심의 결과 발표도 3개월 미뤄 6월에나 내놓을 예정이다. ‘스타트업 코리아’를 외치는 정부가 유독 로톡에 대해서만 차가운 이유가 뭔지 의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