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루 전직 대통령 3명이 동시에 한 교도소에 복역하는 불명예를 안게 됐다.
23일(현지시간) 안디나통신과 일간지 엘코메르시오, AFP 통신 등은 페루 검찰이 수백억원대 뇌물 혐의를 받는 알레한드로 톨레도(77) 페루 전 대통령을 미국에서 범죄인으로 인도받아 교도소에 구금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톨레도 전 대통령은 이날 2명의 미국 보안요원과 함께 민항기 편으로 페루에 도착했다.
톨레도 전 대통령은 삼엄한 경비 속에 범죄인 인도 절차를 밟은 뒤 수사당국 건물에서 검진받고 곧장 법원으로 이동해 구금을 위한 심문 등에 응했다.
18개월간의 예방적 구금 명령을 받은 톨레도 전 대통령은 수도 리마 외곽에 있는 바르바디요 교도소에 수감됐다.
바르바디요 교도소에는 예산 유용과 선거법 위반 등 죄로 복역 중인 알베르토 후지모리 전 대통령과 쿠데타와 직권남용 등 혐의로 수사를 받는 페드로 카스티요 전 대통령이 수감 중이라고 엘코메르시오는 전했다.
2001∼2006년 집권한 톨레도 전 페루 대통령은 공공사업 계약을 따내는 데 도움을 주는 대가로 브라질 건설회사 오데브레시로부터 2000만달러(약 266억원) 상당의 뇌물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페루 사법당국의 포위망을 피해 외국으로 도피했던 그는 2019년 7월 미국에서 체포됐고, 법원에 항소하며 범죄인 인도를 막아 보려다 결국 이날 범죄인 신분으로 귀국했다.
2018년 시작된 톨레도 전 대통령에 대한 범죄인 인도는 6년 만에 이뤄졌다. 전직 페루 대통령 중에서는 칠레에서 송환된 후지모리에 이어 두 번째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