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여가시간 사용 비율이 OECD 하위권인 것으로 나타났다. 장시간 근로와 장거리 출퇴근이 원인인 것으로 보인다.
24일 조규준 한국노동연구원 책임연구원이 '월간 노동리뷰 4월호'에 발표한 '우리나라 여가 시간 사용현황과 삶의 만족도 보고'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1일 24시간 대비 평균 여가 사용시간 비율은 17.9%로, OECD 33개 국가 중에서 28위에 그쳤다. 지난해 OECD에 제출된 자료를 분석한 결과다.
보고서에 따르면 노르웨이가 25.6, 벨기에가 23.6, 독일과 핀란드가 23.0 순으로 최상위권을 차지한 반면, 한국은 17.9로 일본(19.3)보다 낮았으며, 인도(17.6), 리투아니아(17.1)와 비슷한 수준이었다.
여가 사용시간 비율은 1일 평균 여가시간을 24시간으로 나눈 숫자를 퍼센트(%)로 나타낸 수치다. 여가시간은 하루 24시간 중 필수·의무 생활시간을 제외한 시간으로 휴식, TV시청 등 정적인 활동과 스포츠·레저 활동 등을 포함한 시간을 의미한다. 통근시간과 생산활동 시간, 가사노동과 수면·식사 등 생존을 위해 쓰이는 개인유지 시간은 제외된다.
한국의 낮은 여가 사용시간 수치는 '장시간 근로'와 '장거리 출퇴근'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국회 예산정책처가 23일 공개한 '경제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2021년 기준 한국의 노동시간은 1915시간으로 OECD 36개국 중 4번째로 많은 편이었다. OECD 평균은 1716시간에 불과했다.
또 2021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조사 결과 주요 26개국 평균 출퇴근 시간은 28분에 그친 데 비해, 한국은 평균 58분이 걸려 OECD 주요 국가의 직장인보다 약 2배의 시간을 길거리에서 소모한 것으로 조사됐다.
다만 삶의 만족도 점수는 지난 9년간 꾸준히 올라온 것으로 조사됐다.
사회통합실태조사를 통해 2021년 연간 기준으로 집계한 한국인의 삶의 만족도(11점 만점)는 2013년 5.7점에 그쳤지만 이후 2021년 6.3점까지 꾸준히 상향세를 보였다.
하지만 소득이 낮을 수록 만족도는 낮았다. 월 소득 100만원 미만 저소득층의 삶의 만족도는 5.5점으로 전체 평균치를 밑돌았고, 월 소득 100만원 이상∼200만원 미만의 만족도 점수는 6.0점으로 평균보다 낮았다.
반면 500~600만원 미만은 6.3점, 600만원 이상은 6.5점을 기록해 소득 수준과 삶의 만족가 비례하는 모습이었다.
조규준 책임연구원은 "향후 여가 시간 확보를 통한 삶의 만족도 증대를 위해선 일과 삶의 균형 정책과 더불어 커뮤니티 활성화 지원 사업 확대 등 저소득층을 포함한 보편적인 여가지원정책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곽용희 기자 ky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