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집권당인 자민당이 5개 지역구 가운데 4곳에서 승리했다. 자민당 안팎에선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오는 6월 중의원을 해산하고 조기 총선을 치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24일 외신에 따르면 전날 치러진 일본 중·참의원 보궐선거에서 중의원 지역구 4곳 중 3곳과 참의원 지역구 1곳에서 자민당 소속 후보가 당선됐다. 보궐선거 전에 자민당이 이들 지역구에서 보유한 의석수는 3석이었는데 이번 선거를 통해 1석 더 늘어난 것이다. 중의원 자민당 의석은 자민당은 “기시다 정권이 국민에게 긍정적 평가를 받았다”고 자평했다.
지난해 총격 테러로 사망한 아베 신조 전 총리의 지역구인 야마구치 4구에선 자민당 요시다 신지 전 시모노세키 시의원(38)이 당선됐다. 아베 전 총리 부인 아키에 여사의 지지가 결정적이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아베 전 총리의 조카인 기시 노부치요(31)는 야마구치 2구에서 당선됐다. 아버지이자 아베 전 총리 친동생인 기시 노부오 전 방위상이 건강 문제로 사퇴하자 해당 지역구를 물려받아 출마했다. 선거에서 법무상 출신으로 4선 의원을 지낸 무소속 후보를 근소한 차이로 제쳤다.
자민당 의원이 정치자금 문제로 사퇴한 지바 5구에서도 중국 위구르 출신 정치신인 에리 알피야 자민당 후보(34)가 제1야당 입헌민주당 후보를 꺾고 당선됐다. 오이타현(참의원)에선 도쿄 긴자 유흥업소 출신으로 알려진 자민당 시라사카 아키 후보(56)가 민주당 후보를 이겼다.
다만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를 겨낭한 폭발물 테러 사건이 벌어진 와카야마 1구에선 자민당 후보가 낙선했다. 이 지역구에선 최근 간사이 지역에서 인기가 높아진 우익 야당 일본유신회 하야시 유미 후보(41)가 뽑혔다.
민주당이 한 석도 얻지 못하자 현지 언론 등에선 조기 총선 가능성이 제기됐다. 임기 4년의 중의원은 임기가 오는 2025년까지다. 그러나 일본 중의원은 임기 만료 전이라도 총리가 자신에 유리한 시기를 택해 해산권을 행사하고 선거를 치른다. 기시다 총리가 이날 기자회견에서 “중의원 해산과 조기 총선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않았다”고 했음에도 산케이신문은 “다음달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후 기시다 총리의 지지율이 상승할 것이란 기대감으로 6월 중의원 해산론이 나오고 있다"고 보도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내년 9월 기시다 총리의 임기가 끝나기 직전에 중의원 선거 승리와 무투표 총리 재선을 노리고 중의원을 해산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