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의 조카인 기시 노부치요(31·사진)가 23일 중의원에 당선됐다.
NHK는 이날 야마구치 2구에서 치러진 중의원 선거에서 자민당 후보인 노부치요의 당선이 확실하다고 보도했다. 아베 전 총리가 피습돼 사망하면서 치러진 야마구치 4구 선거에서는 요시다 신지 자민당 후보의 당선이 확실시된다. 일본은 이날 야마구치 2·4구를 비롯해 지바 5구, 와카야마 1구 등 네 곳에서 중의원(하원) 보궐선거를, 오이타 선거구에서 참의원(상원) 보궐선거를 치렀다.
노부치요는 국무총리를 세 명 배출한 기시가(家)의 세습 정치인이다. 증조할아버지가 56·57대 총리인 노부스케, 아버지가 노부오 전 방위상이다. 노부오 전 방위상은 아베 전 총리의 친동생이다. 형제가 성이 다른 이유는 노부오 전 방위상이 기시가를 잇기 위해 양자로 입양됐기 때문이다. 노부치요는 큰아버지와 증조부를 총리로 둔 ‘정치 금수저’인 셈이다.
그는 이러한 가계도를 자신의 선거용 홈페이지에 올려 논란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31세인 노부치요의 경력은 후지TV 사회부 기자가 전부다. 트위터 등에서 “정치 세습을 노골적으로 자랑한다”는 비판 여론이 들끓자 그는 홈페이지를 폐쇄했다.
야마구치 2구는 노부오 전 방위상이 건강상 이유로 지난 2월 의원직을 사퇴해 보궐선거를 치르게 됐다. 당초 노부치요가 아버지의 지역구를 물려받고 무난하게 당선될 것이라는 게 일본 정계의 관측이었지만, 4선 출신인 히라오카 히데오 전 법무상(무소속)이 야권 단일 후보로 나서면서 막판까지 접전을 벌였다.
김인엽 기자 insi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