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아파트값 낙폭이 2주 연속 줄어들며 시장 회복 기대가 커지고 있다. 특히 1인 가구 실수요자와 임대사업 투자자가 매수에 나서면서 전용면적 40㎡ 이하 초소형 아파트가 가격 반등을 이끌고 있다는 분석이다.
23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달 셋째 주(지난 17일 기준) 전국 전용 40㎡ 이하 아파트 매매가는 한 주 전에 비해 0.04% 내렸다. 전용 135㎡ 초과(-0.10%)와 40~85㎡(-0.14%), 85~135㎡(-0.15%) 등 다른 면적대는 초소형 아파트보다 내림세가 가팔랐다.
지역에 따라선 초소형 집값이 오히려 상승한 곳도 적지 않았다. 강남·서초·송파·강동구가 속한 서울 동남권이 대표적이다. 이 권역에선 전용 40~60㎡와 102~135㎡, 135㎡ 초과도 가격이 오르긴 했지만 상승폭이 0.04~0.07% 수준으로 40㎡ 이하(0.13%)에 못 미쳤다. 강남구 개포동 ‘성원대치2단지’ 전용 33㎡(12층)는 지난 6일 9억5000만원에 거래됐다. 동일 면적이 1월 8억5800만원에 팔린 것과 비교하면 3개월 새 1억원가량 뛰었다. 서북권(은평·서대문·마포)도 전용 40㎡ 이하 아파트값이 0.03% 올랐다.
경기도에선 경부1권(과천·안양·성남·군포·의왕), 동부1권(남양주·구리·하남·광주), 경의권(김포·고양·파주), 경원권(포천·동두천·양주·의정부) 등 4개 권역에서 전용 40㎡ 이하만 유일하게 0.01~0.10% 올랐다. 동부2권(이천·여주)은 전용 40~60㎡도 0.09% 올랐지만 40㎡ 이하 오름폭(0.27%)이 더 컸다. 비수도권에선 강원과 충북, 충남, 경북이 초소형 아파트 가격 상승 대열에 합류했다.
집값이 바닥에 근접했다고 판단한 1인 가구 실수요자가 매수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초소형 아파트는 대부분 9억원 미만이어서 특례보금자리론을 이용할 수 있다. 혼자 사는 직장인이 ‘건축왕’, ‘빌라왕’ 사건 등으로 빌라와 오피스텔 전세보다 아파트를 선호하는 경향도 한몫했다. 등록임대사업자 제도가 부활한 데다 2주택자라도 공시가격 3억원 이하 지방 주택에 대해선 종합부동산세를 면제해 주는 등 규제 완화로 투자 목적의 초소형 아파트 구입이 늘었다는 평가다.
박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는 “전용 40㎡ 이하는 가격 부담이 덜하면서도 공급이 적어 희소가치가 있다”며 “급매물 소화 과정인 전용 40㎡ 이하의 상승세가 59㎡나 84㎡ 등으로 확산할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인혁 기자 twopeop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