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만원에 한 채 산다' 이 말에 무너진 동탄신도시, 지금은…

입력 2023-04-22 09:59
수정 2023-04-22 10:33
경기도 화성시 동탄신도시에서 잇달아 전세사기 의심 사례가 나오며 빌라 임대차 시장이 급격히 얼어붙었다.

22일 경기도 부동산거래현황에 따르면 올해 1~3월 화성시 다세대·연립(빌라) 거래량은 182건으로 지난해 동기(349건)와 비교해 47.85%(167건) 줄었다. 월세 거래량도 1분기 333건으로 전년(202건) 대비 39.33%(131건) 감소했다.

최근 전세금 피해가 의심되는 사건이 연이어 발생하면서 세입자들의 발길이 뚝 끊겼다는 게 부동산 업계의 설명이다. 최근 화성시 동탄신도시 일대에선 오피스텔 250여 채를 소유한 임대인 부부가 전세 사기를 벌인 것으로 의심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들은 세입자들에게 "전세금을 돌려주기 어려우니 오피스텔 소유권을 이전받으라"고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지역에선 당분간 전세 피해가 늘 수 있어 우려가 크다. 2~3년 전 소규모 자본으로 갭투자에 나선 이들이 화성시에 대거 유입됐는데 해당 주택에 세입자로 들어간 이들의 계약 기간이 만료되는 시점이어서다.


화성시에서는 집값 상승기였던 지난 2020~2021년 갭투자가 성행했다. 지난 2020년 임대차법 시행으로 전셋값이 급등하면서 매매가격과 차이가 줄었기 때문이다. 일부 지역에선 전세가율이 90%를 웃돌며 1000만원 여윳돈으로도 갭투자가 가능했다. 여기에 정부가 공시가격 1억원 미만 주택에 대해 취득세 중과 예외를 인정하면서 갭투자 유인이 늘었다.

아실에 따르면 2020년에는 1983건, 2021년은 1039건의 갭투자가 이뤄졌다. 약 3년 전인 2020년 2월에는 화성시 아파트 매매 2902건 거래 중 414건인 14%가 갭투자였다.

하지만 현재 매매·전세 가격이 동반 하락하면서 이전 세입자의 보증금을 돌려주기 어려운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금리 인상으로 이자 부담이 커지며 대출을 갚지 못한 이들도 느는 분위기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현재는 집을 팔든 새로운 세입자를 받든 2년 전 보증금에 맞추기가 쉽지 않은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