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문제 불장난하면 타 죽을 것"…尹 겨냥한 中 외교 [종합]

입력 2023-04-21 12:21
수정 2023-04-21 12:24

친강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무력에 의한 대만해협 현상 변경에 반대한다는 윤석열 대통령의 발언을 사실상 겨냥해 "대만 문제에서 불장난을 하는 자는 반드시 불에 타 죽을 것"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친 부장은 21일 "'최근 무력이나 협박으로 대만해협 현상을 일방적으로 바꾸려 시도한다'는 등의 언급을 듣는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친 부장은 "이런 발언은 최소한의 국제 상식과 역사 정의에도 위배되며, 그 논리는 황당하고, 결과는 위험할 것"이라며 "우리는 절대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윤 대통령은 지난 19일 보도된 로이터와 인터뷰에서 대만해협 긴장 상황에 대해 "힘으로 현상을 바꾸려는 시도 때문에 벌어진 일"이라며 "우리는 국제사회와 함께 힘에 의한 현상 변경에 절대 반대한다는 입장"이라고 밝힌 바 있다.

특히 윤 대통령은 "대만 문제는 단순히 중국과 대만 간의 문제가 아니라 북한 문제와 마찬가지로 전 세계적인 문제"라고 강조했다. 이에 '하나의 중국'(一個中國, 중국 대륙과 홍콩·마카오·대만은 나뉠 수 없는 하나) 원칙을 강조하고 있는 중국 측은 "타인의 말참견을 허용하지 않는다"고 반발했다.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전날 정례브리핑에서 "대만 문제는 순전히 중국 내정으로 중국의 핵심 이익 중 핵심"이라며 "대만 문제 해결은 중국의 몫이며 타인의 말참견을 허용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세계에는 오직 하나의 중국만 있으며, 대만은 중국 영토의 불가분의 일부"라며 "대만 독립 행위와 평화·안정은 물과 불처럼 서로 섞일 수 없다"고 덧붙였다.

정부는 이러한 왕 대변인의 발언에 전날 싱하이밍 주한중국대사를 초치해 강력히 항의했다. 장호진 1차관은 "우리 정상이 힘에 의한 일방적 현상 변경에 반대한다는 국제사회의 보편적 원칙을 언급한 데 대해 중국 외교부 대변인이 무례한 발언을 한 것은 외교적 결례"라고 지적했다고 외교부는 전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