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하루 새 재산 약 17조원을 날렸다. 테슬라 주가가 실적 부진에 10% 가까이 급락했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머스크는 세계 2위 부호 자리를 지켰다.
20일(현지시간) 블룸버그 억만장자 지수에 따르면 이날 머스크의 재산은 전날보다 126억달러(약 16조7200억원) 줄었다. 머스크의 재산이 이렇게 많이 줄어든 건 올해 들어 처음이다.
머스크의 재산이 줄어든 건 테슬라의 영향이 크다. 머스크는 테슬라 지분 13%를 보유하고 있다.
이날 테슬라 주가는 9.75% 폭락한 주당 162.99달러로 마감했다. 테슬라는 전날 장 마감 후 1분기 실적을 발표했는데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24.3%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특히 테슬라가 실적 발표 직전에 미국 내 전기차 가격을 인하한다고 밝혀 앞으로 수익성 전망도 밝지 않다. 테슬라는 전기차 시장 경쟁이 심화하면서 미국에서만 6차례 가격을 인하했다.
머스크는 테슬라뿐 아니라 우주기업 스페이스X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트위터 등 지분을 갖고 있다. 하지만 이날 스페이스X에도 악재가 터졌다. 스페이스X가 설계한 대형 우주선 '스타십'은 첫 지구궤도 시험비행에 나섰지만, 이륙 4분 후 만에 폭발했다.
블룸버그는 "머스크가 격동의 24시간을 보냈다"고 평가했다.
머스크의 재산이 이날 급감하긴 했지만, 여전히 1640억달러(약 217조 7200억원)로 전 세계 2위다. 머스크 재산은 올해 들어 268억달러가 늘었고, 전년 대비로는 1000억달러 정도 줄었다.
한편 세계 부호 1위는 세계적인 명품 브랜드를 갖고 있는 LVMH의 베르나노 아르노 회장(2110억달러·약 280조원)이다. 그는 올해 재산이 486억달러 급증했다.
세계 부호 3위는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업자로 재산은 올해 209억달러 늘어난 1280억달러다. 4위는 마이크로소프트웨어(MS) 창업자인 빌게이츠(1220억달러), 5위는 '투자의 귀재'로 불리는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CEO(1140억달러)이다.
신정은 기자 newyear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