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 투신 생중계 10대 배후에 신대방팸?…경찰 내사 착수

입력 2023-04-20 07:24
수정 2023-04-20 07:38

서울 강남에서 10대 학생이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모습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로 생중계한 사건과 관련해 경찰이 온라인 커뮤니티 '우울증 갤러리'를 둘러싼 의혹과 관련성을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신대방팸'이라 알려진 우울증 갤러리 이용자 일부가 만든 모임에 대해서도 내사를 진행 중이다.

19일 서울 동작경찰서가 전날부터 신대방팸에 속한 것으로 알려진 남성들에게 범죄 혐의점이 있는지 입건 전 조사(내사)에 들어갔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신대방팸에 관한 의혹은 지난 16일 발생한 A 양 사망 소식이 알려진 후 불거졌다. 이들이 우울증 갤러리를 찾는 사람들을 상대로 성착취 등 범죄 행위를 했다는 주장이 제기된 것.

이들은 우울증 갤러리 이용자 일부가 모여 만든 것으로 2020년 말부터 서울시 동작구 신대방동 한 다세대주택을 근거지로 삼아 함께 숙식을 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A 양의 죽음이 신대방팸 멤버들과 직접적인 관련성이 있는지에 관해서는 확인되지 않았다. A 양과 만남 후기를 우울증 갤러리에 올린 B 씨 역시 신대방팸과 연관성이 확인되지 않았다. A 양이 생전 우울증 갤러리를 이용한 것은 맞지만, 경찰은 인터넷에 떠도는 이야기들이 사실인지 확인하는 단계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성착취 정황이 확인되지 않더라도, 가출 청소년을 데리고 있었다면 실종 아동법 위반 혐의가 적용될 수 있다.

신대방팸 관련자들은 해당 의혹들을 부인하는 상황이다. 우울증 갤러리를 통해 즉흥적으로 모임이 만들어졌지만, 단순한 친목 모임이라는 주장이다.

B 씨 역시 성착취를 위해 A 씨와 만났다는 의혹에 대해 자신의 블로그에 "(투신을 하려고) 강남역에서 A양을 만났는데 자신의 화를 나에게 푸는 느낌이 들었다"며 "이런 사람과 같이 극단적 선택을 하는 게 싫어졌다. 한 시간도 채 만나지 않고 헤어졌다"면서 부인했다.

B 씨는 지난 17일 A 씨의 사건과 관련해 참고인 신분으로 경찰 조사를 받았다. 경찰은 극단적 선택을 도운 정황이 나올 경우 B 씨를 자살방조 혐의로 입건해 수사할 것으로 알려졌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핫라인 ☎1577 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 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