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당, 문제해결 능력없어"…'제3지대' 띄운 금태섭·김종인

입력 2023-04-18 18:26
수정 2023-04-19 01:00

“지금 양당은 당면하고 있는 여러 문제를 해결할 능력이 없는 정당이 됐다. 지나온 20년이 이를 입증한다.”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8일 국회의원회관에서 ‘한국 정치, 문제와 제언’을 주제로 열린 토론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이번 행사는 내년 총선을 앞두고 이른바 ‘제3지대’를 개척하려는 ‘성찰과 모색 포럼’이 주관한 첫 토론회로 눈길을 끌었다. 포럼은 금태섭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김경율 전 참여연대 집행위원장 등이 이끌고 있다. 비윤(비윤석열) 성향이 강한 김웅 국민의힘 의원은 토론회 주최자로 나섰다.

김 전 위원장은 한국의 양당 구조가 사실상 수명을 다했다고 지적했다. “20년간 자칭 진보와 보수가 번갈아 집권했지만 저출산 문제와 노인 빈곤 문제 등 우리 사회의 본질적인 문제는 하나도 해결되지 않았다”며 “집권당이 된 뒤 공당의 기능을 하지 못하고 대통령 얼굴만 보고 사는 정당이 됐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그럼에도 대안 정치 세력이 출현하지 못하는 이유에 대해 금 전 의원은 “역대 선거에서 합리적 중도 세력이 버티지 못한 이유는 상대 정당에는 극단적 혐오와 비난을, 내부 이견에는 ‘수박’ ‘내부 총질’이라고 공격하며 결집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최근 양당에 대한 비판 여론이 높아지면서 제3당이 출현할 가능성이 그 어느 때보다 커졌다는 관측이다. 김 전 위원장은 “이제는 사람을 중심으로 정당이 만들어지는 게 아니라 문제 해결을 위한 하나의 세력이 등장할 수밖에 없다고 본다”고 했다. 금 전 의원은 “지지층 결집의 정치로 어느 쪽이 정권을 잡아도 부정 평가가 60%를 차지하는, 국민 대다수가 싫어하는 정권을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한국갤럽이 지난 11~13일 성인 1만2000명을 대상으로 정당 지지율을 조사한 결과 무당층은 29%로 나타났다. 국민의힘 지지율은 36%, 민주당은 31%였다. 1년 전 같은 조사에서 15%였던 무당층 비중이 두 배가량 높아진 것이다.

이 자리에서 금 전 의원은 제3당 창당을 공식화했다. 금 전 의원은 “수도권을 중심으로 총선에서 30석 정도를 차지할 수 있는 정당이 나타난다면 한국 정치를 밑바닥부터 바꾸는 원동력이 될 수 있다”며 “그 방법이 우리 정치를 달라지게 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고 강조했다.

고재연 기자 y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