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와 트위터 최고경영자(CEO)인 일론 머스크가 인공지능(AI) 경쟁 무대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챗GPT를 개발한 스타트업 오픈AI에 맞설 생성AI인 ‘트루스GPT’ 개발에 나선 것이다.
머스크는 현지시간 17일 밤 방송되는 미국 폭스뉴스의 ‘터커 칼슨 투나잇’ 인터뷰에서 “우주의 본질을 이해하기 위한 시도 차원에서 최대 진리를 탐구하는 ‘트루스(Truth)GPT’라는 이름의 AI 개발을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머스크는 “우주를 이해하는 데 관심 있는 AI라는 점에서 안전을 위한 최선의 길이 될 것으로 본다”면서 “우리가 우주의 흥미로운 일부이기 때문에 인류를 전멸시킬 것 같지 않다”라고 강조했다.
자료 : 한경DB
업계에선 앞서 머스크가 미국 네바다주에 새로운 회사 엑스닷에이아이(X AI)를 설립한 것을 두고 그가 생성AI 개발에 나설 것이란 관측을 내놨다. 그는 구글 딥마인드 출신 개발자를 채용하고 GPU를 확보하는 등 트루스GPT 개발을 위한 준비를 해왔다.
머스크가 공동 설립했지만 떠밀려 나온 오픈AI에 맞설 AI 개발에 나선 것이라는 해석도 나왔다. 그는 2015년 오픈AI의 창업을 도왔으며, 2018년 이 업체의 인수를 추진하기도 했다. 하지만 인수는 불발됐고, 머스크는 테슬라의 자율주행차도 AI이기 때문에 이해 충돌이 발생할 수 있다며 오픈 AI를 떠났다. ‘인류를 파멸시키지 않을 AI’라는 점을 강조한 대목은 기존 AI와 차별화하기 위한 목적으로 풀이된다. 머스크는 “AI가 핵보다 잠재적으로 더 위험하다”고 주장해왔으며, 같은 차원에서 유명 인사 1000여 명이 참여한 최첨단 AI 시스템 개발 일시 중단 공개서한의 서명자 가운데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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챗GPT를 등에 업은 마이크로소프트(MS)와 구글 등 빅테크들이 주도하고 있는 생성AI 시장에 머스크도 본격적으로 뛰어들면서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MS는 오픈AI에 100억 달러(약 13조원) 이상을 투자했다. 구글도 자체 개발한 ‘바드’ 출시를 준비 중이다.
이제 갓 개발을 선언했을 뿐인 엑스닷에이아이에 대한 장밋빛 전망도 나왔다. 이날 미국의 투자전문지 인베스터닷컴은 “이 회사가 제2의 테슬라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도했다. 머스크는 현재 엑스닷에이아이의 단독 이사며, 운영 자금을 마련키 위해 1억 주를 비공개로 매각할 예정이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시장은 오픈AI의 가치를 300억 달러(약 40조원)로 보고 있다. “머스크가 최근 설립한 엑스닷에이아이를 키워 기업공개(IPO)에 나선다면 제2의 테슬라가 될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인베스터닷컴은 전망했다. 전기차에 이어 챗GPT 관련 기업이 앞으로 미국증시를 주도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돈나무 언니’로 국내서도 잘 알려진 캐시 우드 아크투자운용 대표는 “AI 시장의 가치가 2030년까지 200조 달러에 달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