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실N치즈, 1등급 신선한 원유로 만든 친환경 치즈

입력 2023-04-17 16:18
수정 2023-04-17 16:20
64년 전 벨기에 출신의 고(故) 지정환 신부가 한국전쟁 이후 세계 최빈곤국이 된 한국에 부임했다. 전주, 부안을 거쳐 1964년 임실군에 자리 잡은 그는 극심한 가난에 시달리는 주민들을 위해 단 두 마리의 산양으로 치즈를 만드는 일에 골몰했다. 거듭된 실패 끝에 대한민국 최초로 치즈 생산에 성공한 건 1967년. 지 신부는 한국 최초의 치즈 공장을 1968년 설립하고, 모차렐라 치즈를 1972년 조선호텔에 납품하는 등 치즈 산업 성장을 이끌며 대한민국 ‘치즈의 대부’로 떠올랐다.

임실N치즈는 그 이후 50년 넘게 역사와 전통을 이어오며 대한민국 대표 브랜드로 성장해 왔다. 임실군은 임실치즈농협을 비롯한 14개 유가공 공장에서 1등급의 신선한 원유를 활용해 친환경 치즈를 생산하고 있다. 임실에서 생산된 치즈는 품질 수준이 국내 상위 1%라는 설명이다. 한국인의 입맛에 맞는 다양한 제품을 생산하고, 임실만의 특색 있는 제품을 만들어 내기 위한 연구·개발(R&D)에 전담하는 임실치즈&식품연구소도 세웠다. 이밖에 여타 유가공 업체로의 기술 이전을 통해 치즈 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데도 기여하고 있다.

임실군은 2013년 임실N치즈클러스터 사업단을 꾸려 고속도로 휴게소 등을 활용한 판매망을 구축하는 등 치즈 생산 업체들의 판로 개척을 도왔다. 치즈를 테마로 한 국내 유일 축제인 임실N치즈축제는 임실N치즈 브랜드를 알리는 데 톡톡히 역할을 했다. 2020년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문화관광축제로 지정받았고, 지난해부터는 전라북도 대표 축제로 선정됐다. 임실 치즈의 역사와 성장 과정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임실치즈 역사문화관’ 개관도 예정돼 있다. 역사문화관은 지 신부를 기리는 역사관과 임실치즈관, 세계치즈관, 치즈 제조·숙성실, 치즈샵 등으로 구성된다.

임실군 관계자는 “임실N치즈는 10년 연속 대한민국 대표브랜드 대상을 받는 영예를 안았다”며 “앞으로도 치즈 및 유제품의 생산 기반과 판매망 확충에 힘써 임실N치즈의 생산·판매를 안정적으로 확대하겠다”고 전했다.

장서우 기자 suw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