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이달 들어 광폭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16일까지 공개된 일정만 11건에 이른다. 대통령이 방문하기 어려운 민생 현장이나 사회적 약자와 관련된 현장을 직접 챙기며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는 평가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16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봄이 오면서 각계에서 여는 각종 행사에 대통령 참석 요청이 쏟아지고 있다”며 “대통령이 못 오신다면 영부인이라도 와주시면 좋겠다는 부탁도 많다”고 최근 들어 김 여사의 활동이 활발해진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김 여사는 약자와의 동행, 문화, 환경, 기후변화, 그리고 평소 관심 있는 분야인 동물 등 관련 행사에 참석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 여사는 지난 1일 윤 대통령과 대구 서문시장 100주년 기념식에 참석한 데 이어 14일에는 대전 태평전통시장을 단독으로 방문해 상인들과 만났다. 이어 어린이보호구역(스쿨존) 내에서 음주운전 사고로 숨진 배승아 양 사고 현장을 찾아 배양을 추모했다. 또 사회복지관에서 독거노인 및 소외계층을 위한 빨래방 봉사활동에 참여한 뒤 경로당 등을 돌며 생필품을 전달하고 인사를 나눴다.
김 여사는 12일엔 납북자·억류자 가족을 만났고, 13일에는 한강 투신 실종자 수색 중 숨진 유재국 경위의 가정을 방문해 유족을 위로했다. 15일에는 서울 충정로 주한프랑스대사관 개관식에 참석하기에 앞서 방한 중인 카트린 콜로나 프랑스 외교장관과 환담하고 동물권 진전을 위한 양국 정책 교류에 대해 논의했다.
윤 대통령은 연초 한 언론 인터뷰에서 “취임해 보니 배우자도 할 일이 적지 않더라”며 “처에게 드러나지 않게 겸손하게 잘하라고 했다”고 밝혔다.
이수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은 16일 “대통령실 공무원들이 김 여사 개인 사진 촬영에 열을 올리고 있다”고 했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