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전지 소재업체의 주가가 급등하자 최대 주주의 친인척과 기관투자가들이 잇달아 주식을 매도하고 있다.
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시스템에 따르면 박장우 나노신소재 대표의 부인과 동생 등 친인척들은 최근 2주 동안 15만6100주(1.44%)를 장내 매도해 253억원을 확보했다. 디스플레이·반도체·2차전지 소재를 생산하는 이 회사는 지난달 말 주가가 7만7500원에서 이달 14일 최고 19만3700원으로 150% 상승했다. 나노신소재 지분 6.27%를 보유하고 있던 2대 주주 국민연금도 지난 2월부터 23만7747주(2.19%)를 처분했다.
2차전지 전해액 전문기업 엔켐의 최대 주주인 벤처캐피털(VC) 아르케인베스트먼트와 창인파트너스는 지난 12일 블록딜(시간 외 대량매매) 방식으로 보유 주식 173만 주를 전날 종가(8만2900원) 대비 11% 할인한 7만3781원에 매각했다. 매각 규모는 1276억원에 이른다. 이날 엔켐 주가는 11.94% 하락해 7만3000원으로 미끄러졌다. 14일엔 1.05% 하락한 7만56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스타 펀드매니저 출신 최웅필 대표가 이끄는 에이펙스자산운용도 같은 날 애경케미칼 보유 지분을 모두 처분했다. 애경케미칼은 리튬 2차전지 조성물과 전극 관련 특허권을 보유하고 있다. 이 회사는 2차전지 테마주로 묶이며 10일부터 이틀 연속 상한가를 기록했고 14일 8.15% 상승한 1만5260원에 마감했다. 에이펙스운용이 보유한 지분은 애경케미칼 시가총액의 0.1% 수준으로 알려졌다.
증권가는 2차전지 소재 기업들의 주가가 고점이라고 판단한 주주들이 차익 실현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하나증권이 에코프로에 대해 매도 의견 보고서를 낸 것도 2차전지 관련주의 투자심리에 악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 투자운용사 관계자는 “시장이 과열됐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2차전지 소재 기업의 주가가 흔들리고 있다”며 “최대주주 등 경영진과 관련된 주요 주주의 지분 매각은 주가에 민감한 영향을 미치는 만큼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류병화 기자 hwahw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