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4월 16일 15:12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윤상현 한국콜마 부회장(사진)이 보유하고 있던 한국콜마의 지분(2.41%)을 블록딜 방식으로 전량 매각했다.
1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윤 부회장은 한국콜마 주식 2.4%(55만2292주)를 블록딜(시간 외 대량 매매)로 매각했다고 지난 14일 공시했다. 처분 단가는 이날 종가인 4만3200원 대비 8% 할인한 3만9744원이다. 약 219억5000만원 규모다.
이번 주식 매각으로 윤 부회장인 보유한 한국콜마 지분은 0%가 됐다. 다만 한국콜마그룹의 지배구조에는 변화가 없다. 윤 부회장은 지주회사인 한국콜마홀딩스의 지분 29.2%를 가진 최대 주주다. 한국콜마홀딩스는 한국콜마의 지분 27.1%를 보유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이번 매각을 주식담보 대출 이자를 갚기 위한 것으로 보고 있다. 윤 부회장은 2016년과 2020년 부친인 윤동한 회장으로부터 한국콜마홀딩스 지분을 증여받아 지분율이 29.2%로 증가했다. 이에 따라 수백억 원의 증여세가 발생했다.
윤 부회장은 주식담보 대출을 활용해 증여세를 상환하고 있다. 한국콜마홀딩스 보유주식 542만 6475주 가운데 86%인 471만8641주를 한국증권금융,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에 담보로 맡기고 대출받았다. 윤 부회장은 그동안 6개월 단위로 주식담보 대출(주담대) 기한을 연장해왔지만 금리 인상으로 주담대 이자율이 가파르게 오르면서 이자 부담이 늘었다. 이 때문에 만기 연장 대신 한국콜마의 주식을 팔아 상환하는 쪽을 택했다는 분석이다.
한국콜마홀딩스의 주가가 내려가면서 담보로 제공해야 할 주식이 늘어난 것도 이유다. 윤 부회장은 지난해 3월 NH투자증권에서 한국콜마홀딩스 주식 106만3000주를 담보로 110억원을 빌렸는데, 같은 대출 건에 대한 담보주식 수가 지난 10월 126만8000주, 지난 3월 136만5510주로 늘어났다. 담보인 한국콜마홀딩스의 주가가 하락하면서 주식을 추가 제공했다. 한국콜마홀딩스 주가는 지난해 초 2만원대에서 올해 1만원 중반대로 떨어졌다.
한국콜마홀딩스의 주가가 지금보다 더 하락할 경우 윤 부회장은 추가 담보를 제공하거나 대출금액을 줄여야 한다. 이를 충족하지 않으면 증권사가 반대매매를 실시해 담보로 잡은 주식을 임의로 처분할 수 있다.
한국콜마는 14일 전일 대비 0.58% 하락한 4만3200원, 한국콜마홀딩스는 전일 대비 0.41% 오른 1만4860원에 장을 마쳤다.
배정철 기자 bj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