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시다 연설 직전 '쾅' 폭발음…은색 통 던진 男 현장서 잡혔다 [종합]

입력 2023-04-15 13:59
수정 2023-05-15 00:01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15일 폭발물 투척으로 대피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다만 기시다 총리는 현지 가두연설을 예정대로 강행했다.

교도통신과 NHK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15일 오전 11시30분께 기시다 총리가 와카야마현 사이카자키 어항(漁港)에서 현장 시찰을 마친 뒤 연설을 시작하기 직전 큰 폭발음이 났다.

현장 목격자의 증언에 따르면 한 남성이 은색통으로 보이는 물건을 던지고 나서 하얀 연기와 함께 폭발음이 일었다.

폭발물을 던진 용의 남성은 현장에서 즉시 체포됐다. 경찰은 용의자를 상대로 폭발물을 던진 경위와 공범 유무 등을 추궁할 것으로 보인다.


사건 직후 기시다 총리는 경호원들에 둘러싸인 채 긴급 대피해 와카야마현 경찰본부에서 대기했다. 이어 낮 12시37분께 경찰본부를 나섰고 12시 47분께 JR와카야마역에서 예정대로 가두연설을 시작했다.

기시다 총리는 폭발물 투척 사건을 두고 "심려와 민폐를 끼쳐 죄송하다"며 사죄했다. 이어서 "지금 중요한 선거를 실시하고 있다"며 "모두 힘을 합해서 해내지 않으면 안 된다. 나라의 주역인 여러분의 마음을 선거에서 확실히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시다 총리는 약 20분간 연설을 이어갔다.


현재 일본에서는 지난 9일 전반부 통일지방선거에 이어 이달 23일 후반부 통일지방선거와 5개 선거구의 참·중의원 보궐선거를 앞두고 각지에서 선거운동을 펴고 있다. 기시다 총리는 와카야마현 보궐선거 지원을 위해 유세에 나선 상황이다.

자민당의 모테기 도시미쓰 간사장은 이날 투척 사건에 대해 "민주주의 근간인 선거 기간에 이런 폭거가 발생한 것은 매우 유감"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날 폭발물 투척 현장에 있던 시민들도 당혹감을 드러냈다. 작년 7월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가 피습당해 숨지고 9개월여 만에 유사한 사태가 벌어지면서다. 현지 외신들에 따르면 현장 목격자들은 "아베 전 총리가 총격된지 얼마 지나지도 않았는데 또 이런 일이 일어나다니…", "용의자는 처음에 무언가를 던지고 나서 다시 가방에서 뭔가를 꺼내려고 했다" 등 의견을 보였다.

신민경 한경닷컴 기자 radi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