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 재배하기로 한 새만금, 기업 줄서는 '첨단 산단' 변신

입력 2023-04-14 18:20
수정 2023-04-15 02:28
국내 최대 규모 간척지인 새만금 투자진흥지구가 경제중심지로 급부상하고 있다. 산업단지 조성 이후 2차전지 업체를 중심으로 65개 기업이 10조6969억원 규모 투자협약을 맺었다.

14일 새만금개발청에 따르면 1991년 착공된 새만금은 최초 계획 단계에서는 간척토지 전부를 농업용지로 이용할 예정이었다. 구상 변경 끝에 농지를 토지이용계획의 30%로 바꿨다. 대신 비농업용지 70%에는 산업연구, 관광·레저, 환경생태용지 등 융복합기지를 조성하기로 했다.

새만금산단 투자유치 금액은 2018년만 해도 한 해 1158억원에 불과했지만 올해는 이날까지 1조7000억원으로 불어났다. 지난해 전체 투자유치 금액(1조1000억원)을 웃도는 규모다. 오는 19일로 예정된 LG화학의 전구체 합작 공장 투자협약까지 포함하면 2조9000억원에 달한다.

새만금산단에는 배터리산업 관련 투자가 줄을 잇고 있다. 지난달 23일 SK온은 에코프로, 중국 전구체 업체 거린메이(GEM)와 1조2100억원 규모의 전구체 합작 공장 건설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1주일 뒤인 지난달 30일에는 하이드로리튬과 어반리튬이 각각 3255억원과 1737억원을 투자해 수산화리튬과 탄산리튬 생산 공장을 짓는다고 발표했다.

기업들의 새만금산단 진출이 늘고 있는 건 분양가가 다른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하기 때문이다. 새만금산단 분양가는 3.3㎡당 약 50만원, 임대가는 3.3㎡당 약 4500원이다. 50+50년으로 총 100년까지 임차할 수 있다. 새만금개발청 관계자는 “분양가가 충청도 등에 비해 20~30%가량 저렴하다”고 말했다.

올해부터는 새만금에 입주한 기업들의 세제 혜택도 늘어난다. 오는 7월 ‘새만금사업법 시행령’ 개정안의 시행에 따라 새만금산단 입주기업은 법인세를 최초 3년간 100%, 추가 2년간 50% 감면받을 수 있다. 배터리·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업체, 테마파크 같은 관광업체 등은 대부분 혜택을 받게 된다.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으로 생산 규모를 키워야 하는 배터리업계에는 ‘기회의 땅’이라고 볼 수 있다.

강미선 기자 misunn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