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허위 뇌전증 진단으로 병역 의무를 회피하려 한 배우 송덕호(30·본명 김정현)에게 징역형을 구형했다.
14일 서울남부지법 형사9단독 김윤희 판사는 병역법 위반 등 혐의로 송씨에 대한 첫 심리를 진행했다. 검찰은 송씨에 대해 "엄히 처벌할 필요가 있지만 자백하는 점을 고려해 징역 1년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다른 피고인과 달리 변호인 없이 홀로 공판에 출석한 송씨는 검찰의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했다. 검찰에 따르면 송씨는 2021년 4월 병역브로커 구씨에게 보수를 지급하고 뇌전증으로 병역을 면탈하기로 공모했다. 이후 의사에게 뇌전증을 앓고 있는 것처럼 행세해 병역을 기피하거나 감면할 목적으로 병역진단서를 받았다.
그는 최후진술에서 "개인적인 집안일로 인해 연기 활동을 해야했고, 브로커 구씨를 만났는데 잘못된 선택으로 큰 잘못을 저질렀다"며 "집안일도 해결됐고 기회를 주신다면 군에 입대해서 병역 의무를 다하겠다"고 밝혔다.
2018년 이창동 감독의 영화 '버닝'으로 데뷔한 송씨는 드라마 '호텔 델루나'(2019), '슬기로운 의사생활'(2020), '모범택시'(2021), 'D.P.'(2021), '일당백집사'(2022) 등에 조연으로 출연했다. 병역비리 사실이 알려지자 촬영 중이던 드라마에서 하차했다.
서울남부지검·병무청 합동수사팀은 지난해 12월부터 3개월 간 뇌전증 위장 병역면탈 사범 수사를 벌인 결과 병역브로커(2명), 병역면탈자(109명), 공무원(5명) 및 공범(21명) 등 총 137명을 기소했다. 병역을 면탈한 이들은 프로배구 OK금융그룹 선수 조재성과 K리그 축구 선수 등 프로(실업) 운동선수를 비롯해 래퍼 라비·나플라, 배우 송덕호 등이 포함됐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