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소방관이 출근길 화재 현장을 목격해 대형 참사를 막았다. 당시 지하차도에서 대형 화물차에 불이 나면서 자칫했으면 큰 피해로 이어질뻔한 상황이었다.
14일 인천소방본부와 인천 서부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 34분께 인천시 서구 중봉지하차도에서 A씨(54)가 몰던 25톤(t) 화물차에 화재가 발생했다.
이 불로 화물차 엔진룸 등이 탔다. A씨는 신속히 대피해 인명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당시 인천소방본부 소속인 강건묵 소방교는 김포 장기동 자택에서 서구 원창동 119 화학대응센터로 출근하던 중 화재 현장을 목격했다.
강 소방교는 당시 상황에 대해 "2차로를 달리던 승용차들이 계속 차선을 변경하길래 무슨 일이 생겼다는 것을 직감했다"며 "화물차에서 연기가 뿜어져 나오는 것을 보고 곧바로 차를 멈춰 세웠다"고 연합뉴스에 밝혔다.
앞서 화물차 기사 A씨가 대피 이후 소화기 1대를 사용해 불을 끄려 했지만, 차량 하부에 불길과 함께 연기가 치솟는 상황이었다고 한다.
강 소방교는 사고 현장과 5m가량 떨어진 곳에서 옥내 소화전을 발견해 신속히 큰 불길을 잡았고, 현장에 도착한 소방 당국에 현장을 인계했다.
그는 "근처에 소화전이 있어 재빠르게 대응할 수 있었다"며 "인명 피해로 이어지지 않아 다행"이며 "지하차도 안 차량 화재는 자칫하면 대형 사고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소방관으로서 그냥 지나칠 수 없었고, 몸이 움직이는 대로 행동했다"고 말했다.
이날 화재 여파로 경서삼거리에서 북항 방향 편도 2차로 도로와 반대편 2차로 도로 중 1차로의 통행이 통제돼 2시간가량 차량 정체가 빚어졌다. 서구는 안전 문자로 화재 발생 소식을 알리고 "도로가 혼잡해 정체가 심하니 우회해달라"고 당부했다.
신고를 접수한 소방 당국은 인력 84명과 펌프차 등 장비 32대를 투입해 20분 만에 불을 진압했다.
경찰과 소방 당국은 화물차 엔진룸에서 불이 시작한 것으로 보고 화재 원인을 조사 중이다.
이와 관련, 경찰 관계자는 "대형 견인차가 도착해 현장 조치를 완료했다"며 "현재 도로 통제는 모두 해제된 상황"이라고 밝혔다.
김세린 한경닷컴 기자 celin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