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 CEO "비용절감에도 대규모 장기투자 계속"

입력 2023-04-14 08:56
수정 2023-04-14 0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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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아마존을 이끌고 있는 앤디 재시 최고경영자(CEO)가 "불확실한 거시경제 상황에서 비용 절감을 추진하고 있지만 미래를 위한 대규모 장기 투자에 계속 투자하겠다"고 강조했다. 글로벌 확장을 계속하면서 미래 성장 동력을 계속 육성하겠다는 의지를 표현한 것이다.

재시 CEO는 13일(현지시간) 주주들에게 보낸 편지를 통해 "아마존은 도전적인 거시경제 환경을 극복하고 더 강력해질 것이라고 낙관한다"고 말했다. 아마존의 클라우드 서비스인 AWS은 이날 자체 개발한 대규모언어모델(LLM) '타이탄'을 처음으로 공개했으며 이를 포함해 4개의 생성형 AI를 이용할 수 있는 클라우드 서비스 '베드록(Bedrock)'을 선보였다. 그가 주주들에게 편지를 보낸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재시 CEO는 "회사 전반적으로는 성장이 느려졌지만 주력 사업인 온라인 전자상거래와 클라우드컴퓨팅 사업이 순풍의 혜택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아마존에 따르면 소매 지출의 80%는 실제 오프라인 매장에서 이뤄지고 있으며, 전세계 기업의 기술분야 지출의 90%는 실제 현장의 하드웨어와 데이터센터에 집중돼 있다.

재시 CEO는 "이런 비중이 꾸준히 바뀌고 있다"며 "고객경험을 선도적으로 바꿔나가고, 끊임 없이 혁신하려는 노력을 계속하면 향후 몇년 동안 우리는 상당히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마존이 전자상거래 비중을 높여가고, AWS가 기업의 테크 투자를 클라우드로 대체해나갈 수 있는 영역이 아직 많이 남아있다는 뜻이다. 재시 CEO는 "생성형 AI는 거의 모든 고객 경험을 변화시키고 개선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마존은 지난해 11월 1만8000여명을 정리해고한 데 이어 지난달엔 9000여명을 추가로 감원했다. 경기 둔화 국면에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급격하게 늘렸던 인력을 줄이며 비용절감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해 크게 떨어진 주가에 대해서는 초연한 모습을 보였다. 재시 CEO는 CNBC와 인터뷰에서는 "주가를 보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하지 않는다"며 "단기적으로 오를 수도 있고 내릴 수도 있지만 장기적으로 고객을 위해 무엇을 할 것인가가 정말 중요하다"고 말했다.

아마존의 주가는 지난해 50% 가까이 폭락했다. 닷컴 버블이 꺼졌던 2000년 80% 떨어진 이후 가장 큰 폭의 하락이었다. 올해 주가는 반등해 현재 18% 상승했지만 1년 전에 비해 약 35% 하락한 상태다.

이날 아마존의 주가는 정규장에서 102.40달러로 4.67% 상승했다.

실리콘밸리=서기열 특파원 phil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