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과 정부에서 물가 관리를 담당하는 주요 인사가 서울대와 미국 로체스터대로 이어지는 학맥으로 연결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물가 방어의 최전선에 있는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기준금리 결정)와 기획재정부 물가정책과(공공요금 등 조정)에서 직·간접적으로 호흡을 맞추고 있다.
13일 한은에 따르면 새 금통위원으로 오는 21일부터 임기를 시작하는 장용성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1991년 서울대 대학원 석사과정 졸업 후 1997년 로체스터대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이후 2007년부터 2018년까지 로체스터대에서 경제학과 교수로 일했다. 한은 금통위 의장인 이창용 총재는 미국 하버드대에서 박사 학위를 받은 뒤 1989년부터 1994년까지 로체스터대 경제학과 조교수로 일했다. 이 시절 박사 학위 지도교수였던 로렌스 서머스 전 미국 재무장관과 함께 논문을 쓰는 등 활발하게 활동했다. 한은 통화정책 자문위원인 유혜미 한양대 금융경제학부 교수, 방홍기 한은 통화정책국 정책기획부장도 로체스터대에서 공부했다.
기재부 물가정책과에 지난 2월 보임한 장보현 과장도 로체스터대 출신이다. 장 과장은 2003년 서울대 경제학부에서 당시 교수였던 이 총재의 지도를 받아 석사 학위를 받았고, 이후 로체스터대에선 장 교수를 박사과정 지도교수로 만났다. 2015년 장 교수와 함께 쓴 논문은 세계적인 거시·금융 분야 경제학회인 SED의 학회지에 게재되기도 했다.
로체스터대에서는 2017년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리처드 세일러가 1974년 박사 학위를 받았다. 1993년 수상자인 로버트 포겔과 2018년 수상자 폴 로머는 경제학부 조교수 출신이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