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과업계에 초코파이 경쟁이 다시 불붙었다. 롯데웰푸드(옛 롯데제과)가 ‘빅 사이즈 초코파이’로 오리온의 아성에 도전장을 내밀자 오리온은 디저트 초코파이로 곧장 응수했다.
오리온은 프리미엄 디저트 ‘초코파이 하우스’를 상온 제품으로 13일 재출시했다. 과거 ‘완판 행진’을 벌이며 인기를 끌었던 냉장 디저트를 상온용으로 다시 만든 제품이다.
오리온은 오랜 연구개발 끝에 초코파이를 디저트로 재해석한 초코파이 하우스를 2017년 선보였다. 당시 신세계백화점 10여 개 매장에서 ‘오픈런’이 벌어지는 등 화제가 됐다. 이후 편의점에서 냉장 판매하다가 지난해 4월 판매를 종료했다.
이번에 재출시된 초코파이 하우스는 과거 제품을 대중화했다. 원재료 선별부터 레시피 개발까지 2년 가까이 연구한 결과다. 재출시된 초코파이 하우스의 가격은 40g짜리 한 개에 675원, g당 16.88원으로 과거 제품의 절반 수준이다.
초코파이 하우스는 기존의 오리지널 초코파이와는 다르게 디저트 시장을 겨냥했다는 게 오리온의 설명이다.
오리온이 초코파이 하우스를 재출시하기 이틀 전인 지난 11일엔 롯데웰푸드가 ‘빅 사이즈 초코파이’를 내놨다. 한 개에 중량을 기존 35g에서 40g으로 늘리고 마시멜로 함량도 기존 초코파이보다 약 12% 높였다.
한 개에 소비자가격은 기존 400원에서 450원으로 올랐지만, g당 가격이 11.40원에서 11.25원으로 내려가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가 좋아졌다는 게 롯데의 설명이다. 롯데는 이번 제품으로 “초코파이 1등 자리에 도전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오리온과 롯데웰푸드가 앞다퉈 ‘초코파이 업그레이드’ 제품을 내놓은 건 ‘홈카페’ 문화가 확산하는 가운데 경기 부진의 영향으로 가성비 디저트를 찾는 소비자가 많아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오리온은 1974년 초코파이를 판매하기 시작해 국내에서 ‘원조’로 불린다. 롯데는 1979년 이 시장에 뛰어들었다.
오리온과 롯데는 초코파이를 두고 소송전을 벌이기도 했다. 롯데가 초코파이를 뒤따라 판매한 지 18년이 지난 1997년, 오리온이 “롯데제과의 상표등록을 취소해달라”고 소송을 냈지만 2001년 대법원에서 패소했다.
하수정 기자 agatha7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