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A씨는 유튜브 채널에서 '이재용 코인 무료지급 선언'이라는 제목의 동영상을 보고 담당자에게 상담을 요청했습니다. 해당 동영상은 "삼성전자가 직접 개발하고 투자한 가상자산이며 400% 이상의 고수익이 가능하다"는 내용이었는데요. A씨는 대기업이 투자한 코인이며, 원금과 고수익이 보장된다는 말에 속아 1000만원을 계좌로 입금했습니다. 당연히 사기였죠.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투자한 코인이라는 허위 내용의 동영상은 조회수가 13만회나 달했습니다.
금융감독원은 13일 가상자산(암호화폐) 투자 빙자 유사수신 관련 피해상담 및 신고건수가 전년 같은 기간 대비 47.5% 늘어난 59건으로 집계됐다고 발표했습니다. 금감원이 정리한 사기 유형도 각양각색입니다.
피해자 B씨는 지난해 12월 주식리딩방 손실을 만회해주겠다며 전화를 통해 해외거래소 소속 직원이라는 C에게 코인을 추천 받았습니다. C는 카카오톡 대화방에서 신분증과 명함을 제시하며 B씨를 안도시켰습니다. 그는 추천한 코인이 해외 가상자산거래소에 상장됐다며 시세 그래프까지 제시했습니다. 투자금이 부족했던 B씨에게 '레버리지 투자'라는 명목으로 제2금융권 대출까지 요구했는데요. C의 말을 믿은 B씨는 총 1억원의 대출금을 빌려 C가 안내한 계좌로 보냈습니다.
피해자 D씨는 위조된 국내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의 공지로 사기를 당한 사례입니다. 올해 1월 해외 거래소 소속 직원이라는 E로부터 코인을 추천받았는데요. 앞서 B씨 사례처럼 E는 신분증과 명함을 제시했고, 국내 최대 가상자산거래소에도 상장될 예정이라며 거래소의 공지를 공유했습니다. 이런 자료를 보고 안심한 D씨 3000만원을 입금했는요. 이후 해당 국내 거래소에 문의한 결과 추천 코인이 상장 예정에 없다는 사실을 알게됐지만, 때는 이미 늦었습니다.
코인 사기가 늘어나자 금감원은 소비자의 유의사항 및 대응요령을 안내했습니다. 우선 유튜브 등을 통해 코인 투자로 수십배의 수익을 올릴 수 있다고 접근하는 경우에는 불법 유사수신 사기일 가능성이 매우 높으므로 조심할 것을 금감원은 강조했습니다. 금감원은 "원금 보장과 함께 단기간에 고수익 보장을 약속하며 투자를 유도하는 경우 불법 유사수신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사실을 유념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또 본인 자금 외에 추가로 대출을 받아 투자하라며 개인정보 등을 요구하는 경우 무조건 거절해야 합니다. 해외 거래소 직원의 명함 등을 제시하거나 국내 대기업 투자 코인이라는 말에 현혹서도 안됩니다. 코인 투자 전 특정 코인의 국내 가상자산거래소 상장 여부에 대해서는 반드시 해당 거래소에 사실관계를 확인해야 합니다.
만약 불법 유사수신 업체로 의심되는 경우에는 신고해야 합니다. 신고는 금감원 홈페이지→민원?신고→불법금융신고센터→불법사금융·개인정보 불법유통신고 코너에서 가능합니다. 이때 투자 권유 등 관련 증빙자료(녹취, 문자메시지 등)를 확보해 증빙하는 게 좋습니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