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일 오후 4시 서울 한남동의 힙합 패션브랜드 디젤 매장 앞. 한껏 멋을 낸 20대 남녀가 무리지어 매장 앞을 서성였다. 몸매가 드러나는 미니스커트와 맨살이 보이는 크롭티 등을 입은 여성들과 이들을 모델로 사진을 찍어주던 남성들이 몰려드는 인파를 보고 소리 질렀다, “이 동네 인플루언서들은 여기 다 모였네!”
이 매장에서는 13일부터 30일까지 ‘박재범 소주’로 유명한 ‘원소주’와 함께 콜라보레이션 팝업스토어를 선보인다. 정식 개장을 하루 앞뒀지만 이미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인플루언서들을 중심으로 입소문을 타면서 방문객이 적지 않았다. 원소주 로고로 장식된 붉은빛 매장 외벽 곳곳에서 기념 사진을 찍는 이들이 눈에 띄었다.
데님 제품을 전문으로하는 이탈리아 패션브랜드 디젤은 MZ세대(밀레니얼+Z세대)를 겨냥한 홍보 활동을 위해 원소주에 손을 내밀었다. 원소주 제조사 원스피리츠 대표인 박재범은 디젤의 앰버서더(홍보대사)로 활동하고 있다. 원소주는 지난해 7월 출시돼 증류식 소주 붐을 일으켰는데, 출시 직후 두 달여 간 입고 물량이 당일 완판되는 오픈런 행렬을 이끌었다. 1만2900원이라는 고가에도 누적 판매량만 지난 1월 기준 400만병을 넘어섰다.
디젤은 이번 협업 팝업을 통해 자연스럽게 MZ세대 고객을 유입하면서 SNS 공유 효과를 누릴 것을 기대하고 있다. 원스피리츠 측도 트랜드를 구축하면서 유행에 빠르고 개성이 강한 ‘힙한’제품으로 인식되는 마케팅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원스피리츠는 이번 팝업스토어에서 한정판 ‘디젤 원소주(스피릿)’을 1만명 판매한다. 가격은 1만7900원. 기존 ‘원소주 스피릿(1만2900원)’과 동일한 375㎖, 알콜도수 24%의 제품이지만 가격은 5000원 더 비싸다. 쌀 100% 증류식 소주인 원소주 스피릿은 출시 당시에도 희석식 소주 대비 비싼 가격이 주목받기도 했다. 다만 이번 팝업 행사 기간에 제품을 구입할 경우 ‘디젤’과 협업한 한정판이라는 특징과 더불어 현장에서 원소주 스피릿이 들어간 칵테일 한 잔을 맛볼 수 있다.
디젤의 벨트 제품과 함께 구성된 ‘원소주x디젤 스페셜 패키지’도 300개 한정 판매한다. 이 패키지의 가격은 25만9000원이다.
1, 2층으로 구성된 팝업 내부는 디젤과 원소주의 브랜드 세계관을 동시에 엿볼 수 있는 인테리어로 꾸며져 있다. 1층 매장 한쪽 벽면에는 붉은색 병에 담긴 한정판 원소주 제품들이 진열돼 손님들을 맞이하고 있었다. 2층으로 올라가면 칵테일 바가 펼쳐진다. 이 공간에선 원소주를 섞은 칵테일을 맛볼 수 있는 ‘원더바(wonder bar)’가 있다. 팝업 오픈 후 매주 금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원소주 제품 구입자에 한해 현장에서 맛볼 수 있는 ‘원더 칵테일’을 제공한다.
박재범 원스피리츠 대표는 “원소주와 디젤이 함께하는 콜라보레이션은 두 브랜드가 지향하는 가치인 삶에 대한 즐거움을 이색적인 공간으로 표현해 소비자에게 특별한 경험을 선사하기 위해 기획됐다”며 “많은 소비자가 이번 콜라보레이션 팝업에서 패션 브랜드 디젤과 원소주의 특별한 만남을 즐길 수 있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
영상=신용현 한경닷컴 기자 yong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