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에서 야생 불곰의 습격에 조깅하던 청년이 목숨을 잃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곰은 과거에도 인간을 공격한 전력이 있는 이른바 '살인 곰'으로 확인돼 경찰이 추적에 나섰다.
지난 12일(현지시간) BBC방송 등 외신에 따르면 지난 6일 이탈리아 트렌티노 칼데스에서 안드레아 파피(26)가 숨진 채 발견됐다.
조깅하러 나간 뒤 돌아오지 않는다는 가족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수색 끝에 숲길 근처에서 파피의 시신을 찾아냈다.
당시 시신에는 얼굴과 복부 등 곳곳에 찢기거나 물린 듯한 깊은 상처가 남아 있어, 파피가 야생 곰에 습격을 당한 것으로 보였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실제로 시신의 상처에서 DNA를 채취해 분석한 결과 곰의 소행인 것으로 드러났다. 심지어 이 곰은 정부가 관리 중인 17살짜리 암컷 불곰 'JJ4'로 파악됐다.
JJ4는 2020년 6월에도 비슷한 지역에서 한 아버지와 아들을 동시에 습격한 전과가 있었다. 당시 주 당국이 JJ4를 사살하려 했으나, 법원이 이를 저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 곰이 또다시 사람을 습격한 사실이 알려지자 인근 마을 주민들은 공포에 떨고 있다.
이날 파피의 장례식이 열린 마을 교회 앞에서 안토니오 마이니 칼데스 시장은 "마을이 분노하고 있다. 우리 청년이 죽었다"며 "추모 기간이지만 곰의 공격에 사망했다는 사실에 매우 화가 나 있다. 일어나서는 안 됐을 일"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이탈리아에서는 최근 야생 곰 개체수가 급격히 늘고 있어 유사한 사고가 발생할 우려는 더 크다는 관측도 나온다.
2000년대 초반 트렌티노 지역에 곰 3마리를 방사했는데, 최근 개체수가 100마리로 불어났다고 한다. 다만 당국의 기대와 달리 이 불곰들은 알프스 전역으로 서식지를 확대하지 않고, 트렌티노 지역을 거의 벗어나지 않는 상황이다.
당국은 파피를 공격한 JJA에 대한 안락사 방침을 세우고 그를 추적하고 있다.
김세린 한경닷컴 기자 celin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