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태계 바꾸는 '모디슈머'…두부에, 콘치즈 토핑 라면 레시피의 진화

입력 2023-04-12 18:48
수정 2023-04-13 01:36
라면의 매력은 저렴함과 조리의 간편함이다. 끓는 물에 면과 분말스프만 넣으면 5분 만에 한 끼가 완성된다. “라면은 끓일 줄 아니?”라는 질문에서 드러나듯 한국에서 라면은 가장 쉬운 요리로 손꼽힌다. 하지만 요즘은 꼭 그렇지도 않다. 빨간 국물과 하얀 면 일색이었던 라면이 볶음라면, 하얀국물 라면 등으로 진화를 거듭하면서 소비자들도 저마다의 조리법을 개발해내기 시작했다.

2010년대 나온 ‘짜파구리(짜파게티+너구리)’는 ‘고전’이다. 2020년엔 오뚜기 ‘열라면’ 반 봉지에 순두부 반 모를 넣어 순두부찌개처럼 끓여 먹는 레시피가 유행해 열라면 매출도 덩달아 늘었다.

코로나19 창궐 후 ‘모디슈머(자기 뜻대로 제품을 사용하는 소비자)’ 트렌드가 확산하면서 라면 레시피는 더욱 다양화하는 추세다. 라면 기업들은 모디슈머의 의견을 제품 개발에 적극적으로 반영한다.

이 분야 최강자는 불닭볶음면이다. 불닭볶음면의 매운맛을 중화할 수 있는 치즈와 옥수수콘을 넣은 ‘콘치즈불닭볶음면’은 애호가 사이에서 유명한 레시피다. 모차렐라 치즈, 옥수수콘, 설탕, 마요네즈를 섞어 콘치즈를 만들어둔 뒤 오리지널 불닭볶음면 위에 얹고, 전자레인지에 1분30초간 돌리면 된다. 로제불닭볶음면에 스트링치즈를 쪼개 얹은 뒤 전자레인지에 돌리는 방법도 있다.

진라면 컵라면으로 볶음밥을 만들어 먹는 방식도 인터넷상에서 화제다. ‘진라면 볶음밥’이란 별명을 가진 이 음식은 면을 잘게 부순 후 스프와 뜨거운 물 소량을 부어 불린 뒤 밥과 함께 볶아 만든다. 오뚜기는 지난해 8월 소비자의 레시피를 제품화해 진라면 볶음밥을 정식 출시했다.

그렇다면 라면 전문가들이 생각하는 가장 맛있는 레시피는 무엇일까. 정답은 ‘봉지 뒷면의 레시피’다. 연구원들이 수만 번의 시험을 거쳐 내놓은 결과물이기 때문이다.

한경제 기자 hanky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