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시장 상장 카지노 기업 파라다이스에 코로나19는 다시 기억하고 싶지 않은 악몽이다. 창궐 첫해였던 2020년 비상경영을 선포하고 임원 구조조정과 직원 휴직 처리 등에 나섰다.
그랬던 파라다이스에 부활의 서광이 비치고 있다. 엔데믹(감염병의 풍토병화)이 본격화한 지난해부터 입국자가 늘어나면서 지난달엔 매출액이 2019년 3월(499억원)의 85.6%인 427억원으로 치고 올라왔다. 드롭액(카지노 이용객이 게임을 위해 칩으로 바꾼 금액) 역시 4254억원으로 로 2019년 3월(5408억원) 대비 78.7% 수준을 회복했다.
아직 중국인 단체관광이 재개되지 않은 상황에서 거둔 성과라 더 값지다는 게 회사 측 시각이다. 지난해 하반기 정상경영으로의 귀환을 선언한 파라다이스는 올해 일본인 관광객을 겨냥한 마케팅으로 완전히 부활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떠올리기 싫은 코로나 악몽11일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2019년 1750만 명이었던 외국인 입국자 수는 2020년 252만 명, 2021년 97만 명으로 쪼그라들었다. 파라다이스의 영업손실도 이 기간 862억원(2020년), 552억원(2021년)에 달했다.
재무구조도 급격히 악화했다. 부채 규모가 2019년 1조8662억원에서 2021년엔 1조9574억원으로 늘었다. 2020년 6월 임원 20%를 퇴직시키고 직원들을 유·무급 휴직 처리하는 등 비상경영에 들어갔는데도 어두운 터널은 한동안 이어졌다.
업황과 실적이 개선된 건 작년부터다. 지난해 외국인 입국 관광객은 320만 명으로 전년 대비 230% 늘었다. 실적 역시 104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흑자 전환했다. 파라다이스는 작년 하반기 휴직 직원을 복직시키고 신규 채용도 했다. 일본인 대상 마케팅 주력파라다이스는 올해 실적 개선에 속도를 내기 위해 일본 관광객을 잡는 데 주력할 계획이다. 방한 외국인 상당수가 일본인이라는 점을 노린 것이다.
지난 2월 한국에 입국한 외국인 가운데 일본인 비중은 19.7%로 1위였다. 3월 파라다이스의 매출 가운데 일본인이 차지한 비중도 60%로 가장 많았다.
파라다이스는 대표 업장인 인천파라다이스시티가 일본 세가사미홀딩스와의 합작사라는 점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방침이다. 파라다이스는 카지노업장 테이블에 후지산 디자인을 적용하는 등 일본인을 타깃으로 한 마케팅을 시작했다.
지난달엔 배우 박서준을 파라다이스 브랜드의 새로운 모델로 선정하고 일본 현지에서 TV 광고를 내보내기 시작했다. 박서준이 2020년 드라마 ‘이태원 클라쓰’ 방영 이후 일본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는 점을 고려했다. 중국인 입국 재개 ‘기대감’증권업계에선 5월 이후 중국인 관광객의 입국이 재개되면 파라다이스의 실적 회복세도 더욱 가팔라질 것으로 본다. 하나증권은 파라다이스의 올해와 내년 영업이익을 각각 157억원, 213억원으로 예측했다. 이는 2022년보다 51.0%, 104.8% 많은 수치다.
11일 코스닥시장에서 파라다이스 주가는 1만6350원에 마감해 지난해 7월 12일 전저점(장중 1만2050원) 대비 35.68% 상승했다.
이미경 기자 capit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