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숙인과 쪽방촌 주민 등 사회적 약자에게 배움의 기회를 제공하는 ‘2023년 희망의 인문학’ 입학식이 건국대학교 새천년관에서 11일 열렸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행사에 참여해 150여 명의 입학을 축하했다.
‘2023 희망의 인문학’은 오세훈 시장 첫 임기인 2008년에 시작한 된 서울시의 대표적 자활 프로그램이다.
노숙인과 저소득 시민의 자존감을 높이려는 취지로 철학·인문학·역사 교육을 제공한다. 2008년부터 2012년까지 5년 동안 4000여 명에 이르는 노숙인과 저소득층이 수료했다. 2013년에 중단됐다가 작년에 재개했는데 ‘약자와의 동행’을 시정으로 내건 서울시의 주요 복지정책 중 하나다.
오 시장은 “지난 수료생들의 삶에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늘 확인한다”며 “자활과 자립의 의지가 이 프로그램과 함께 숙성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서울시는 올해 프로그램에서 인문학 강의 말고도 실생활에 필요한 교육을 추가했다. 운전면허와 건설기계, 바리스타, 조리사 등 자격증 교육을 진행하기로 했다. 수강생에게 심리 상담과 치료를 제공하고 문화예술 체험활동 과정도 늘렸다. 예술 프로그램을 수강한 학생들의 작품을 전시하는 행사도 열기로 했다.
시는 수료자 중 우수한 성과를 보인 시민을 대상으로 내년 노숙인 공공일자리 참여사업에 우선 채용 자격을 부여하기로 했다. 자립에 동기부여를 주려는 취지다.
올해 ‘희망의 인문학’엔 총 487명의 노숙인과 자활사업참여자 등 저소득 시민이 참여한다. 프로그램은 3월부터 11월까지 진행한다. 서울시는 서울시립대와 건국대와 손잡았다. 시설에서 운영하는 ‘희망과정’과 대학에서 운영하는 ‘행복과정’ 등 두 갈래 프로그램을 추진한다. 각 노숙인 등 시설에서 진행할 희망과정을 멘토링하고, 좀 더 깊이 있는 교육을 희망하는 수강생은 직접 2개 대학 캠퍼스에서 추가 강의를 들을 수 있도록 했다.
최해련 기자 haery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