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 배달을 시킨 고객들의 신용 카드를 무단 복제해 귀금속 등을 구매한 배달 기사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10일 부산 남부경찰서에 따르면 음식 배달 주문을 한 고객의 결제 카드를 복제해 귀금속 구매 등에 사용한 혐의(여신전문금융업법 위반)로 배달 기사 A(24)씨 등 20대 4명을 구속하고 이들의 범행을 도와준 일당 9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A씨 등은 지난해 9~12월까지 치킨·피자 등 음식을 주문한 고객들로부터 건네받은 신용카드를 복제기기에 넣어 무단 복제한 뒤 귀금속·노트북 등을 사는 데 사용한 혐의를 받는다.
이들은 배달앱으로 음식을 주문한 고객이 '만나서 결제'를 선택한 경우, 손님으로부터 신용카드를 건네받을 수 있다는 점을 노렸다. 신용카드를 받으면 우선 복제기에 넣어 복사한 후 "제대로 결제가 안 됐다"면서 다른 기기를 사용하는 척하며 결제 단말기에 넣어 음식값을 결제하는 수법을 사용했다.
이들은 복제기기로 고객 카드의 마그네틱 부분에서 정보를 복제한 뒤 주운 분실 카드 등에 이를 옮겨 심어 사용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총 34명의 신용 카드를 무단 복제했으며 이 가운데 일부 고객의 카드를 사용해 모두 1700만원을 무단 결제했다.나아가 이렇게 구입한 물품들을 팔아 현금으로 만든 뒤 유흥비 등에 쓴 것으로도 확인됐다.
이에 경찰은 단말기에 카드를 꽂아 직접회로(IC) 칩으로 결제하지 않고, 카드 뒷면의 마그네틱을 긁어 결제한 뒤 '실패했다'며 다시 IC칩 이용 결제를 하는 경우 의심을 해봐야 한다고 당부했다.
경찰은 "카드 단말기를 2개 가지고 다니는 배달 기사가 있어 수상하다"는 신고를 받고 수사를 벌여 A씨 등을 검거한 것으로 전해진다. 경찰은 손님들은 과실이 없다는 점을 입증해 보상받을 수 있도록 조처했다. 또 신용카드를 사용할 때 마그네틱 결제를 제한하는 내용으로 금융당국에 제도 개선을 권고할 계획이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