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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수요 회복으로 주가가 상승세를 탔던 공유 숙박 플랫폼 에어비앤비가 ‘슈퍼 호스트’들의 이탈이라는 암초를 만났다.
기업 폭로 전문매체인 베어케이브는 지난 6일 보고서를 내고 “에어비앤비의 슈퍼 호스트들이 독립 플랫폼을 만들고, 더 저렴한 가격을 제시하고 있다”며 “슈퍼 호스트와 경쟁하면서 에어비앤비의 미래를 낙관하기 어려워졌다”고 했다. 에어비앤비에서 숙소를 대여한 경험이 많고 이용자 평점이 높을 경우 슈퍼 호스트로 지정된다. 베어케이브는 스테이헤어룸, 엠티스페이스, 나체즈 등을 에어비앤비의 새 적수로 꼽았다.
슈퍼 호스트가 에어비앤비를 떠나는 이유 중 하나는 중개비다. 호스트가 에어비앤비에 내야 하는 중개비는 숙박비의 17%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에어비앤비의 숙소 추천 알고리듬도 호스트들의 불만 요인으로 꼽혔다. 소셜미디어에서 이용자들이 에어비앤비 숙소에 몰래카메라가 설치됐다거나 성범죄 피해를 봤다는 증언이 공유되면서 에어비앤비의 이미지가 훼손된 것도 호스트들의 이탈에 영향을 미쳤다.
에어비앤비 주가는 올 들어 5일까지 34.9% 올랐으나, 보고서가 나온 이날엔 4.9% 하락 마감했다. 단 이날 주가 하락의 원인을 베어케이브의 보고서에서만 찾기는 어렵다는 분석도 나온다. 그동안 주가 상승 폭이 컸기 때문에 조정받았다는 해석이다. 미국 은행 번스타인의 리처드 클라크 애널리스트는 “아마존에서 판매하는 모든 상품을 다른 플랫폼에서도 구매할 수 있지만, 그렇다고 아마존의 가치가 떨어지는 건 아니듯 에어비앤비도 그렇다”고 했다. 에어비앤비가 공유 숙박 플랫폼 중에서 여전히 경쟁 우위에 있다는 설명이다.
김인엽 기자 insi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