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 9일 취임, 통화완화 기조에 변화 줄까

입력 2023-04-09 14:19
수정 2023-04-09 14:22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가 9일(현지시간) 취임했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처음으로 경제학자가 총재직을 맡으며 금융완화 기조에 변화가 나타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날 교도통신에 따르면 우에다 총재는 취임 다음 날인 10일 공식 기자회견을 연다. 우에다 총재는 기자회견에서 전임자인 구로다 하루히코가 물가상승률 목표치 2%를 달성하기 위해 10년간 고수한 대규모 금융완화 정책을 당분간 유지한다는 의사를 표명할 전망이다.

우에다 총재는 지난 2월 국회에 출석했을 때 이런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우에다 총재는 임금인상을 동반하는 형태로 물가가 2% 이상 상승하는 경제 선순환에 대해 “시간이 필요하다”며 “금융완화를 계속해 경제를 확실히 뒷받침하는 것으로 기업이 임금을 올릴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우에다 총재는 변화의 여지도 내비쳤다. 우에다 총재는 “금리를 낮게 유지하는 대규모 금융완화가 장기간 지속돼 다양한 부작용이 생기고 있다”며 “필요 대책을 강구하겠다”고 했다.

지난해 미국과 유럽 등 세계 주요 선진국이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해 금리를 가파르게 인상했지만, 일본은행은 ‘제로금리’를 고수했다. 미국과의 금리 격차를 벌려 달러화 대비 엔화 가치를 떨어뜨리기 위해서다. 엔저(貯) 현상을 통해 수출 경쟁력을 높이려 했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지난해 엔화 가치가 급격히 떨어진 탓에 수입품 가격이 급등하고 소비자물가가 치솟는 등 각종 부작용이 발생했다.

교도통신은 우에다 총재의 역할을 두고 “5년 임기 중 대규모 금융완화에서 벗어나 금융정책을 본래의 모습으로 돌려놓는 출구를 찾는 것이 과제다”라고 보도했다.

일각에서는 우에다 총재가 오는 27~28일 일본은행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0.5%로 고정된 장기 금리 상한선을 폐지하거나 높이는 등의 결정을 내릴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