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만원이나 내라고?" …충남 한 전문대학서 학생회비 논란

입력 2023-04-07 17:52
수정 2023-04-07 17:53
충남 지역 한 전문대학 간호학과에서 신입생들에게 40만원에 달하는 학생회비를 반강제적으로 징수해 논란이 일고 있다. 학생회 측은 학생회비 환불 요청을 거부하는 등 갈등을 빚고 있다.

이 대학 간호학과 학생회는 지난 2월 말 신입생 오리엔테이션(OT)에서 신입생들에게 나눠준 학생회비 안내문에 8학기 비용을 한꺼번에 책정한 학생회비 39만1000원을 '3월2일까지 반드시 전원 입금해주세요'라고 명시했다.

익명을 요구한 신입생 A씨는 7일 "OT 때 학생회에서 안내문 달랑 한 장만 주고 어떠한 계획이나 설명도 없이 그냥 '3월2일까지 전부 입금하세요'라는 말만 해서 무조건 다 학생회비를 내야만 하는 분위기였다"면서 "다른 학생들도 불만은 있었지만, (선배들과) 계속 봐야 하는 사이니까 다들 울며 겨자 먹기식으로 낸 것 같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에 대해 학교 측은 "학교는 반강제적인 학생회비 징수는 잘못됐다고 판단해 원치 않는 학생들에겐 전액 반환해주고 앞으로는 행사 때마다 학생들에게 예산을 공지해 회비를 걷게 하도록 조치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학생회에 학생회비 환불을 요구한 일부 신입생에게 돌아온 대답은 "졸업 시에 사용한 금액을 제외하고 환급해주겠다"였고 이들은 결국 환불받지 못했다.

학생들은 8학기 학생회비를 한꺼번에 수금하는 방식도 문제지만, 학생회비에 '과잠'(학과 단체복) 비용(휘장 포함 5만원)과 스승의날 행사 비용(1만원)을 포함해 강제로 과잠을 구매하거나 행사 비용을 각출하는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학생회비 책정 내역에 따르면 스승의날 행사는 재학생 한 명당 2500원의 학생회비를 걷어 매년 약 200만원의 예산으로 행사를 진행하는데 이 또한 반강제적인 성격을 띤다.

나이팅게일 선서식 및 전야제 행사에도 6만5000원의 학생회비가 책정돼 있는데 이중 촛값 6700원에 대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한 재학생은 온라인 커뮤니티에 "초 한 개 값이 6700원이라니, 초에 금을 발라놨냐"며 "작년에는 LED 초로 진행했는데 행사가 끝나자 다시 가져갔다.
6700원은 어디서 나온 금액인지 모르겠다"고 의문을 제기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학생회비를 둘러싸고 논란이 일자 학생회 측은 "지금까지 학과 온라인 카페를 통해 학생들이 학생회비 관련 회계 보고 등을 확인할 수 있도록 공지했다"면서 "학생들이 학생회비와 관련해서 문의하면 공지를 통해 적절히 안내했다"고 밝혔다.

학생회비는 과와 학부별로 금액도 천차만별인데다 이처럼 강제 징수 성격도 짙어 대학가의 고질적인 병폐로 남아있다. 전문가들은 학생회비로 큰돈이 모이고 사용되는 만큼 입학 초기나 개강총회 등을 통해 현장에서 모든 학생에게 예·결산보고를 하고 투명하게 모든 내역을 공개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