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 타다 입에 들어간 벌에 사망…'아나필락시스' 뭐길래

입력 2023-04-07 17:41
수정 2023-04-07 17:42

브라질에서 한 남성이 자전거를 타다 입에 들어간 벌 때문에 사망하는 일이 벌어졌다.

7일(현지시간) 미국 매체 뉴욕포스트 등 외신에 따르면 지난달 2일 브라질 조정 선수인 안드레드 헤이스(43)는 브라질 북서부 마나우스에 있는 폰타 네그라 해변에서 자전거를 타던 중 쇼크 증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입에 벌이 들어갔기 때문이다.

현장에 도착한 911구급대에 의해 뒤늦게 병원으로 이송된 헤이스는 결국 뇌사 상태에 빠졌고 지난달 21일 사망 판정을 받았다.

유족 측은 병원 이송이 늦어진 것이 사망 원인이라고 주장했다. 사고 발생 지점 주변에 의료 시설이 부족해 병원 이송을 기다리는 20분가량의 시간 동안 상태가 악화했다는 것이다.

유족 측은 "주변에 병원도, 보건소도 없었다"며 "소방서가 있었지만, 해당 소방서에는 의사가 근무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사고 직후 의사, 구급대원 등의 적절한 치료가 있었다면 살릴 수 있었을 것이다"이라고 덧붙였다.

해당 남성의 사인은 벌을 삼킨 직후 쇼크 증상으로 분류되는 '아나필락시스' 때문으로 전해졌다. 벌에 쏘이거나 개미에 물릴 때 아나필락시스 증상이 생길 수 있다.

이는 항원-항체 면역 반응이 원인이 돼 발생하는 급격한 전신 반응을 뜻한다. 급성 호흡곤란, 혈압 감소, 의식소실 등 쇼크 증세와 같은 심한 전신반응이 일어날 수 있다.

이에 유족 측이 주장한 대로 빠른 응급처치가 중요하다. 증상이 발생하면 응급조치를 통해 혈압을 상승시키고 기도를 확보해야 한다.

다만 헤이스가 벌에 쏘인 것과 같이 벌 독 아나필락시스 등 원인 물질 회피가 어려운 경우가 많고, 원인물질을 안다고 해도 불가피하게 재노출되는 경우가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이에 전문가들은 이전에 아나필락시스를 경험한 환자는 반드시 증상 발생 시 사용할 수 있는 에피네프린 자가 주사기를 휴대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김세린 한경닷컴 기자 celin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