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4월 06일 10:41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사모펀드(PEF) 스틱인베스트먼트가 글로벌 컨설팅업체 베인앤컴퍼니의 이혁진 대표(사진)를 전격 영입키로 했다. 2조원대의 블라인드 펀드 조성에 발 맞춰 대규모 경영권 인수합병(M&A)에 대한 역량 강화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6일 PEF업계에 따르면 스틱은 이 대표를 프라이빗에쿼티(PE)부문 소속의 파트너로 영입하기로 했다. 5월부터 스틱에 합류할 예정이다. PE 부문장인 채진호 스틱 대표와 손발을 맞출 것으로 전망된다.
이 대표는 연세대 졸업 후 삼성그룹에서 근무 한 뒤 시카고대에서 MBA(경영학 석사)를 수료했다. 2003년 베인앤컴퍼니에 입사하면서 컨설팅 업계에 발을 들였다. 2011년 서울사무소 파트너로 선임됐으며 2019년에는 글로벌 디렉터로 승진했다. M&A부문 담당자로 산업재 및 서비스, 에너지와 천연자원 등에 대한 M&A 컨설팅 및, 인수 후 기업가치 극대화 전략 등을 수립해왔다.
스틱은 이 대표의 국내외 대기업과의 폭넓은 네트워크와 오퍼레이션(사업 운영) 역량을 높이 평가해 영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표는 PEF 고유의 인수 대상 발굴 및 투자 업무 뿐만 아니라 기업의 인수 전후 단계에서 경영 전략을 수립하고 수행하는 역할까지 맡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스틱은 1999년 벤처캐피탈(VC)에 강점을 가진 투자사로 출범한 이후 그로캐피탈(성장 단계 기업의 신수종사업 투자)이나 메자닌 등으로 사세를 키웠다. 2019년 1조2200억원의 펀드를 설립하면서 경영권 거래까지 투자 영역을 넓혔다. 현재 자금 모집을 하고 있는 스페셜오퍼튜니티 3호 펀드는 직전 펀드의 2배 수준인 2조원 대의 자금 모집이 목표다. 스틱 설립 후 최대 규모다. 이번 펀드는 대기업들의 비핵심 자산 인수 등에 주력할 것으로 관측된다.
국내 컨설팅업계 최고 수준의 몸값을 자랑하던 이 대표가 스틱에 합류한 것에 대해 자본시장에서는 놀랍다는 반응이다. 스틱은 2021년 상장을 전후로 외부 인력 영입에 열을 올려왔다. 서동규 전 삼일PwC 대표를 총괄 대표로 영입했다. 김재범 전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국내 대체투자실장은 투자전략실장으로 발탁했다.
한 PEF업계 관계자는 "국내 PEF 시장이 고액 연봉을 받는 전문 인력들을 흡수할 수 있을 만큼 커졌다"며 "이 대표 외에도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PEF 인력으로 합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동훈 기자 leed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