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4월 06일 18:48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검찰과 금융당국이 카카오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에 대한 강제수사에 착수했다. 지난 2월 하이브의 SM엔터테인먼트 공개매수를 고의로 방해했다는 혐의점을 포착하고 사실 관계 확인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6일 법조계와 금융당국에 따르면 서울 남부지방검찰청과 금융감독원 자본시장특별사법경찰은 이날 경기 분당 소재의 카카오 및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사무실 등에 대해 압수수색을 진행한 것으로 파악됐다. 검찰과 금감원 특사경은 하이브가 SM엔터 주식을 공개매수하는 과정에서 카카오와 카카오엔트 등이 인위적인 시세 조정 등 조 자본시장법을 위반한 혐의가 있는지를 조사해왔다.
하이브는 올 2월 10일부터 지난달 1일까지 20일간 주당 12만원에 SM엔터 지분 25%를 인수하는 공개매수를 진행했다. 하지만 주가가 12만원 이상으로 급등하면서 공개매수는 실패로 돌아갔다. 하이브는 "특정 세력이 SM엔터의 주가를 끌어올려 하이브의 공개매수를 방해했다는 정황이 있다"면서 2월 말 금감원에 조사를 요청하는 진정서를 제출했다.
카카오 측은 2월부터 SM엔터 주가 급등의 배후로 지목됐다. 2월 16일 IBK투자증권 판교점을 통해 SM 발행 주식 총수의 2.9%에 달하는 지분을 기타법인에서 매입하면서 SM엔터 주가가 공개매수가격인 12만원을 넘었는데, 이 기타법인이 카카오 측과 가까운 신생 사모펀드(PEF) 원아시아파트너스로 지목됐기 때문이다. 카카오와 카카오엔터는 하이브의 공개매수 마지막 거래일인 2월 28일 장내에서 SM엔터 주식 105만4341주(지분율 4.43%)를 사들이면서 주가를 올리기도 했다.
검찰과 금감원 특사경은 SM엔터 시세조종 혐의를 밝혀내기 위해 카카오 측과 기타법인의 관계나 교신 내용, 주문 행태 등을 집중적으로 조사할 것으로 관측된다. 만일 기타법인이 원아시아파트너스로 특정됐다면 수사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원아시아파트너스는 카카오와 활발하게 거래하면서 규모를 키운 곳으로 카카오 측과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다. 2019년 원아시아파트너스는 카카오엔터의 만년 적자 자회사였던 그레이고를 인수했고, 카카오엔터는 비슷한 시기 원아시아파트너스의 포트폴리오 업체인 드라마 제작사 아크미디어에 200억원을 투자했다. 2021년에는 원이사이파트너스가 쟁쟁한 투자사들을 제치고 카카오의 골프 관련 자회사인 카카오VX에 1000억원을 투자하는 성과를 내기도 했다.
또, 공개매수 거래 막판 카카오 측이 장내에서 SM엔터 주식을 매집할 당시 호가 형성 과정도 시세조종 혐의를 파악하는 중요한 잣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만일 카카오 측이 SM엔터 공개매수 과정에서 시세조종 등 불공정 행위가 있다고 판단될 경우 담당자는 형사처벌을 받게 된다. 카카오 및 카카오엔터는 불공정거래를 통해 얻는 차익을 반납해야 한다. 불공정거래로 확보한 SM엔터 주식에 대해서는 강제 처벌 처분이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
이동훈 기자 leed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