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세 어린이를 유괴하려던 40대 남성을 막아선 시민이 포상금으로 100만원을 지급받는다.
6일 광주 북부경찰서는 초등학생을 자기 집으로 데려가려던 취객을 막아서고, 자칫 큰 범죄로 이어질 뻔한 상황을 예방한 시민 이모 씨(42)에게 감사장과 포상금을 지급한다고 밝혔다.
이 씨는 지난 2일 오후 5시 15분께 광주 북구 오치동의 한 어린이공원에서 놀고 있는 9살 여아에게 간식을 주면서 말을 건 40대 남성 A씨를 목격했다.
이 광경을 수상히 여긴 이 씨는 A씨에 "무슨 관계냐"고 묻자, 그는 자신이 "아이의 친삼촌"이라고 둘러댔다. 이후 아이를 500m 떨어진 자기 집으로 데리고 갔다고 한다.
미심쩍은 마음에 이들을 뒤따라간 이 씨는 현관문 앞에서 다시 B씨를 붙잡고 거듭 "정말 삼촌이 맞느냐"고 캐물었다. 또 해당 어린이의 가족관계나 집 주소 등을 말해보라고 추궁했다.
A씨는 "삼촌이 맞고 인형을 주려고 한다"고 항변했으나, 이 씨는 물러서지 않고 "아이 가족 이름과 집 주소를 아느냐"고 되물었다. 결국 A씨가 거짓말을 했다며 실토하자 곧바로 경찰에 신고한 것.
경찰에게 현행범으로 붙잡힌 A씨는 해당 어린이와 일면식도 없는 사람으로 밝혀졌다. 경찰조사에서 그는 "인형만 주고 공원으로 다시 데려다주려 했다"고 해명했으나, 경찰은 사안의 중대성을 고려해 미성년자 유인 미수 혐의로 지난 4일 그를 구속했다.
경찰은 이 씨의 적극적인 행동이 더 큰 범죄로 이어지는 것을 막을 수 있었다고 판단, 오는 10일 이 씨를 초청해 감사장과 포상금 100만원을 지급한다는 계획이다.
경찰 관계자는 "자칫 심각한 범죄로 이어질 수도 있는 상황에서 이 씨가 기지를 발휘했다"며 "그의 공로로 더 큰 범죄를 예방할 수 있었던 만큼, 감사의 마음을 전하려는 것"이라고 포상 이유를 밝혔다.
김세린 한경닷컴 기자 celine@hankyung.com